인권위 '낙태죄 위헌'···헌법재판소 의견 제출
'낙태죄 형사 처벌은 여성 기본권 침해'
2019.03.18 10:4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낙태죄 형사 처벌은 여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인권위는 17일 형법 제269조 제1항 및 제270조 제1항에 대한 위헌소원과 관련해 낙태한 여성을 형법 제269조 제1항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건강권과 생명권·재생산권 등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
 
우선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해 인권위는 출산이 여성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임에도 낙태죄가 여성 스스로 임신 중단 여부를 결정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으로 봤다.
 
‘여성의 건강권 및 생명권 침해’ 부문에서는 형법이 예외 사유를 두지 않고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있고 모자보건법 상 낙태 허용 사유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하며, 이 때문에 여성을 낙태 시 불법수술을 감수하거나 안전성 보장을 요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생산권 침해’ 문제도 제기됐다. 인원위는 낙태죄가 모든 커플과 개인이 자신들의 자녀 수, 출산간격과 시기를 자유롭게 결정하고 이를 위한 정보와 수단을 얻을 수 있는 재생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정부가 비준한 자녀의 수 및 출산간격을 자유롭게 책임감 있게 결정할 동등한 권리와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보·교육 및 제 수단의 혜택을 받을 동일한 권리를 보장할 의무를 규정한 ‘여성차별철폐협약’을 들며, 헌법 제6조에 따라 해당 권고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형사정책적 정당성의 문제’도 언급됐다.

인권위는 낙태죄 예방 및 억제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신 경험 여성의 19.9%가 학업·직장 등 이유로 낙태한 것으로 조사됐고, 이전 조사 등에서는 연간 17만 건의 낙태수술이 이뤄졌다.
 
심지어 낙태죄는 남성이 여성에게 관계 유지 혹은 금전 등을 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인권위는 “낙태를 형사 처벌하지 않는 것이 낙태의 합법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오랜 기간 여성을 옭죄어 온 낙태죄 조항이 폐지돼 여성이 기본권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이도록 헌재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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