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해 말 임세원 교수가 정신질환자로부터 불미스러운 일을 당한 데 이어 24일에도 임신한 여의사가 조현병 증상을 보인 남성으로부터 피습 당한 가운데, 국회에서는 ‘임세원法’ 발의가 봇물 터지 듯 나오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TF’ 활동결과를 내놨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신경정신학회)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실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 등으로 구성된 ‘임세원법(法)’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TF’의 활동결과이기도 하다. TF는 윤일규 의원이 팀장을 맡았고, 권미혁·신동근·정춘숙 의원 등이 팀원으로 참여했다.
우선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은 중증정신질환자로 국한된 현행법의 정신질환자 개념을 확대하고(제3조), 환자의 치료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 지우는 보호의무자 제도(제39·40조)를 폐지했다.
비자의입원 심사는 절차를 통일하고 가정법원을 거치도록 해 공정성을 높였으며(제47·49조), 심사 없이는 입원기간을 연장하거나 강제입원 시킬 수 없도록 했다(제 68조). 필요한 경우 퇴원 후에도 외래치료명령제를 통해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토록 하기도 했다(제64조).
이와 함께 정신질환자를 향한 차별에 대한 적극 대응책으로 보험상품 및 서비스제공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정신질환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했고(제69조 제4항), 복지부 장관이 차별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제69조의 2, 제69조의 3).
아울러 의료인과 환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인·환자를 중상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고, 반의사불벌죄(제87조) 조항을 삭제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됐다.
이외에도 같은 당 정춘숙 의원은 외래치료명령제·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 등을 강화하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을, 신동근 의원은 복지부 장관이 매년 진료환경안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윤상현·윤종필 의원 등도 각각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 비상벨·비상문·비성공간 설치와 소요경비 지원, 안전요원 배치 의무화, 의료인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 근거를 담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신경정신학회 “환자 수용에서 치료로 전환 등 기대”
국회에서 임세원法 발의가 봇물을 이루자 신경정신학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 신경정신학회는 ‘수용에서 치료로 전환’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균형잡힌 정신보건시스템 기틀 마련’ 등에 대한 기대도 함께 나타냈다.
신경정신학회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통해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해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에 필요한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며 총평했다.
신경정신학회는 故 임세원 교수 사건에 대해 “진료실 안전 자체에 대한 문제와 인권수준을 높이며, 까다롭게 강화된 입원절차의 모든 책무를 보호자와 의료진에 부여한 결과”라며 “관련 기반 조성을 위한 다양한 법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질환 치료를 막는 장벽이었던 보험가입제한 등 사회적 차별을 금지하고, 이를 감독하는 기구설치와 실효성 있는 처벌조항까지 신설해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환자에 대한 인식개선과 사회적 낙인 제거는 정신질환자 처우에 긍정적일 뿐 아니라 높은 수준의 사회기능을 회복하는데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