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적인 제약사일수록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해 구직자들이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메디톡스 등의 부스 앞이 장사진을 이룬 까닭이기도 하다.
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처음 개최한 제약·바이오 산업 채용박람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당초 2000명 정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5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
박람회에는 대학 졸업생 및 졸업예정자는 물론 취업을 앞둔 자녀가 있는 부모, 휴가를 나온 군인, 고교 3학년생까지 참석해 제약스 부스마다 긴 줄이 형성됐다.
특히 유한양행, 한미약품, 메디톡스, 셀트리온 부스에 지원자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장시간 대기하는 지원자들을 배려해 대기표를 배포하기도 했다.
유한양행 인사팀 관계자는 "생각보다 너무 많은 지원자들이 회사에 관심을 가져 놀랐다"며 "상담, 면접, 해외사업 등 파트별로 나눠 진행하는데도 대기자 수가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 저 역시 상담에 참여해 지원자들의 질문에 답해줬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2~3명이 상담을 진행하던 메디톡스는 대기인원이 많아지자 홍보팀도 나섰다.
홍보팀 관계자는 "자소서에서 어떤 항목을 중요하게 보는지, 임상 투자는 얼마나 하는지 등 직무나 회사 정보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나와 답해줬다"고 말했다.
이들 제약사가 유독 관심을 받는 이유에 대해 지원자들은 공통적으로 "성장성이 높아서"라고 답했다. R&D 투자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 졸업생인 A씨는 "회사가 계속 성장해야 내 커리어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연구개발에 에너지를 쏟는 회사 위주로 상담을 받았다"며 "메디톡스, 한미약품 인사 담당자들을 만나 보니 R&D 결과를 토대로 해외 시장 진출도 하고 있어 더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인 B씨는 "회사가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브랜드 이미지가 긍정적인지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R&D에 집중하고 기업 문화가 괜찮다고 알려진 유한양행과 셀트리온에서 상담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4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 진출 및 기술 수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 GC녹십자, 종근당, 동아쏘시오홀딩스, 일동제약, CJ헬스케어, 보령제약 부스도 지원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GC녹십자는 대기 인원이 많아지자 개별 상담이 아닌 단체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고, 종근당 인사 담당자들도 밀려드는 지원자들을 응대하느라 화장실 갈 여유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윤재훈 종근당 상무는 "부모님이 찾아와 채용인원이나 선호하는 인재상, 자소서 작성 시 유의점 등을 꼼꼼히 물어보며 자녀를 위해 녹음을 해갔다"며 "아무래도 제약산업의 경우 타 산업과 비교하면 정보가 부족해 더 많이 현장을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채용박람회 후 종합적인 사후 평가를 통해 채용박람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