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간호사 등 근무 악습···법으로 개선 가능할까
의료법 개정안 등 잇따라 발의, '병원 업종 특수성 고려된 정책 실행돼야'
2018.09.26 14:15 댓글쓰기

최근 수련기관 내 전공의 폭행 사건, 간호사 장기자랑 사건, 간호사 태움 문화 등 의료기관 내 발생하는 비인권적 행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안'과 정부의 '직장 괴롭힘 종합 대책'이 병원 내에서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책·입법적인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도 맞닿는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김동현 변호사는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병원업종의 직장 내 괴롭힘 근절' 토론회에서 "병원 업종, 간호사 직군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관행으로 굳어져 왔지만 현장은 여전히 개선되고 못했다"며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간호사 한 사람의 개인적 노력과 병원 한 두 곳의 자율적인 시도를 통해 현재 상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확산되면서 최근 정부는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의료 노동자, 간호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의료기관 내 괴롭힘 방지와 그에 대한 처벌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과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이정미 의원(정의당)도 "최근 병원에 만연돼 있는 고질적 악습인 태움 문화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른 일도 있었다"며 대책 마련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제19대 국회를 시발점으로 해 여러 건의 법안이 발의된 바 있었으나 지금까지 한 건도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련 법안 개정안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김동현 변호사는 “법안이 통과된다면 어느 정도의 영향은 미칠 수 있겠지만 병원 현장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변화가 올 것인지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대책 쏟아지지만 장밋빛 미래 전망은 신중


근로기준법 내 벌칙 및 과태료의 근거 규정이 미비하기는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가 규정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다. 그럼에도 장밋빛 미래를 전망할 수만은 없다.


김 변호사는 “가해자들의 조직적·우발적 괴롭힘 행위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구속적 효과가 미비하고 교육 의무도 규정돼 있지 않아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며 “괴롭힘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적 현상으로 남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안 개정 외에도 이를 보완하는 정책·입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김 변호사는 “병원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한 노력이 중요하다”며 “가학적인 조직문화 개선에 초점을 맞춰 의료
기관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물론 조직적으로 벌어지는 괴롭힘이 위계적인 병원 조직 내부에서 객관적으로 조사되고 실효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병원 외부기관에 사실 조사 및 시정명령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병원 내 고충처리절차에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책적으로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간접적으로는 적정 환자 수를 규제하거나 의료인의 인권보호를 명시하는 방안들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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