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의-한 협진 2단계 시범사업 종료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의료계와 한의계 의견이 나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단계 의-한 협진 시범사업 실시, 7월 그 결과를 공개했는데 환자들이 협진에 대해 다소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1단계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자문단 및 소비자 단체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해 표준 협진 모형 및 수가를 개발해 적용하는 2단계 시범사업 계획을 마련하고 2017년 9월부터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모집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부터 시작된 2단계 시범사업은 국공립병원과 민간 병원을 포함해 총 45개 기관으로 시범사업을 확대 시행 중으로 금년 11월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의-한 협진 주체인 의료계와 한의계는 협진 방식 등을 두고 여전히 의견 대립을 보여 차후 의-한 협진 제도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꾸준히 의-한 협진 문제가 지적돼 왔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전국의 의료기관에서 의-한 협진이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의협 관계자는 “미국 MD앤더슨,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등 유수의 기관에서는 협진을 도입하고 암환자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D앤더슨 암센터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침술은 항암화학요법에 의한 메스꺼움·구토·구강건조·안면홍조 등에 효과적’이라며 침치료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경우도 침술 등 한의학의 효과를 본 환자들의 경우 80% 정도가 치료를 받기 위해 다시 암센터를 찾아올 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여전히 의-한 협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시범사업이 종료 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한 협진과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1단계 협진 시업사업을 평가할 당시에도 일부 평가항목에 신뢰성이 부족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단계 시범사업 결과 분석 당시, 조사 표본 설정 및 협진군 및 비(非)협진군 간 질병의 중증도 보정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의료진 대상 만족도 조사 역시 대부분 한의계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는 것이다.
또 한의협이 주장한 해외 사례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의협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침을 제외하고서는 협진을 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유럽 국가에서는 침 자체도 불법으로 규정된 곳이 많은 만큼 해외에서 의-한 협진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사업이 종료되면 빠른 시일 내로 사업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추후 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울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2단계 시범사업 결과 분석은 내년 상반기경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시범사업 분석 결과에 따라 3단계 의-한 협진 시범사업 방향이 설정될 것이며 2단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