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일본 등 해외 병원, 대학과 만성 질환 분야 디지털 치료기기 공동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자폐 혼합형 디지털 치료기기 연구개발 추진 현황을 듣고 정서·인지장애 분야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국내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더욱 신속하게 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식약처와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 관계자들은 "올해 2월과 4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1·2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나왔지만 1차 의료기관에서 의사 처방을 하려면 아직 3∼4년 정도가 더 걸린다"며 환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빠른 적용을 위한 정책 지원을 당부했다.
박 차관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환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어디서든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지역 의료 격차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식약처와 의료 혁신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열린 서울대병원은 과기정통부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자폐 혼합형 디지털 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영·유아의 자폐 여부를 조기 진단해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4월 영유아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여부와 장애 정도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데이터 수집 장비와 개방형 실험실을 갖춘 '영유아 발달진단 AI 리빙랩'을 마련하고 SK텔레콤[017670]과 전문가 임상 진단시스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응용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간담회에서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자폐아동의 이상행동 완화, 의사소통 능력 및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향상을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3종을 개발해 조기 진단이 중요한 자폐 스펙트럼 대상 아동의 진단·치료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식사와 배변에서 어려움을 겪는 자폐 아동들에게 게임 모델에 기반한 교정 훈련을 시도한 결과 70% 이상이 3주만에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며 "중증 자폐 아동을 포함한 좀 더 넓은 범위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일본, 중국, 대만,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에 소아·청소년의 신경 발달 장애 디지털 치료제 또는 진단 플랫폼 구축에 협력하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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