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과잉공급병상 억제 '산넘어 산'
2003.04.30 21:33 댓글쓰기
과잉공급된 급성기병상을 장기요양병상으로 전환하고, 의원과 병원간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데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보험수가 개편, 이해단체간 조정 등이 쉽지 않은 난제로 꼽히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신호 박사와 서울의대 김용익 교수는 30일 '병상자원관리정책개발' 토론회에서 복지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병협은 의원과 병원간 외래, 입원 기능 정립, 요양병원 활성화 등에 대해 찬성입장을 보였다.

다만 병협 노성일 경영이사는 "의원과 병원간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개방병원제를 도입해야 하고 의료기관 종별 가산율이 병원의 대형화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며 대학병원과 중소병원간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의협은 의료전달체계 재정립과 관련, 병원 외래기능 축소 논의를 배제한 채 의원 병상 문제만 부곽시킨 것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협 신성철 기획연구실장은 "의원의 병상 보유를 부도덕한 것으로 보는 시각은 문제가 있으며 의원 외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강력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 입원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환자이송시스템 구축 뿐만 아니라 병원 외래를 줄이기 위한 외래진료비 상향조정, 개원의 수가개선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의료계 내부 조율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심평원 이평수 평가상무는 병상 증축경쟁을 심화시킨 원인의 하나로 병원 종별에 따른 가산율과 수가 차등화를 꼽고, 이로 인해 신기술이 발달해 재원일수가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병상을 증축하는 모순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이 상무는 "급성기병상을 요양병상으로 전환할 경우 재가요양환자들이 요양병원으로 이동하면 재정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으며, 한방병원 병상이 전체 병상 집계에 포함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병상성격을 급성기로 볼지 장기요양으로 볼지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단 윤병식 연구센터소장도 "병원과 의원의 역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의원 입원환자들이 병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고, 재정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보건산업진흥원 이신호 박사는 병상의 과잉공급과 지역적 병상 불균형, 장기요양병상의 부족 등을 병상자원 효율화 과제로 선정했다.

서울의대 김용익 교수는 이에 대한 정책대안으로 병상관리의 의료법 일원화, 의원 외래 위주로 기능 전환,가칭 병상수급조절기금 확보, 병상등급제 및 수가제도를 통한 유인책 마련 등을 들었다.

한편 복지부는 이들 연구자들이 내달경 최종 연구보고서를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급성기병상의 장기요양병상 전환, 병상과잉 억제대책, 의원-병원간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에 대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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