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내시경을 환자들에게 사용해 사망자와 감염 의심자가 속출하고 있다.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널드 레이건 의료센터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7명 중 2명이 사망하고, 현재 179명의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의료센터 재커리 루빈·파인 버그 박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슈퍼박테리아 확산 원인으로 내시경을 지목했다.
의료센터가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환자들의 소화기를 진료할 목적으로 사용한 7개의 내시경 가운데 2개의 내시경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됐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문제가 된 슈퍼박테리아는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CRE)'이다. 이는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카바페넴'이라는 항생제에도 내성을 가지고 있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될 경우 발열, 오한, 심한 패혈증 등의 증상을 보이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사율은 50%에 이른다.
미국 연방식품의약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국에 의료장비의 철저한 소독과 세척을 당부하는 지침을 내렸다.
의료센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내시경을 살균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의심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보건당국은 문제의 내시경을 제작한 일본 의료기기업체 올림푸스 미국법인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