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당뇨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뇨병 환자가 600만명을 넘어선 상태로, 당뇨 전(前) 단계 국민을 포함하면 '2000만명' 이상이 당뇨병 또는 당뇨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환자는 10명 중 1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최근 당뇨병 치료제의 병용요법 급여 확대로 환자들 혜택이 늘고 있다. 여기에 의사들도 진료 현장에서 환자 관리가 수월해지면서 당뇨 환자 감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다만 당화혈색소 6.5% 미만 환자는 25%가 되지 않아 추가 급여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원규장)와 데일리메디(대표 안순범)는 7월 25일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목표혈당 도달 및 포괄적 관리를 위한 당뇨병약제 보험 급여 적절성’을 주제로 급여 확대 정책 방향성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3제 병용요법 급여 확대로 '환자 부담 감소' 등 혜택 긍정적"
"진료 적정성 평가시 4제요법 고려 가능성도 충분"
사회는 김종화 보험-대관이사(부천세종병원)이 맡았으며 패널 토론에는 김성래 재무이사(가톨릭의대), 진흥용 수련이사(전북의대), 문민경 진료지침이사(서울의대), 김대중 소통TFT 팀장(아주의대) 참여했다.
먼저 김종화 보험-대관이사는 “과거에는 급여 기준들이 굉장히 장벽이 있었기 때문에 약제를 세부적으로 조절한다거나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제한이 있었지만 금년 4월에 급여가 확대 적용 되면서 환자 관리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지난 4월부터 당뇨병 치료제 병용 급여기준이 확대·적용되면서 3제 병용 요법에 대한 환자 부담이 적어졌다.
대원제약 등 국내 제약사 2곳에선 해당 약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급여가 적용된 3제 병용요법은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TZD 등이다.
진흥용 수련이사는 “이제 2제에서 3제로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됐고 환자들도 상당히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3제로 넘어갈 때 조금 더 꼼꼼하게 조절할 수 있는 환자들도 쉽게 넘어가는 것은 단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환자들이 이제 병용요법으로 인해 인슐린으로 가는 경향성이 좀 줄어드는 것 같다”라며 “목표 혈당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떠한 치료전략이 좋은지, 인슐린을 써야될 지 등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대중 소통TFT 팀장은 “급여 확대로 환자들에게 혜택이 생겼다. 가격 측면에서 모두 당뇨약 중에서는 고가 약물들인데 급여가 인정돼 환자 부담이 줄어드는 그런 장점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서 4제 요법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평가를 해 왔는데, 이제 4제 요법도 한 가지는 비보험으로 쓰게 되겠지만 급여 적정성을 평가할 때 4제 병용요법도 수월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단일제 중심 당뇨병약 시장 변화, 환자 치료 옵션 확대"
"환자 특성 및 건강보험 적용 고려한 '선택적 접근' 필요"
김종화 보험-대관이사는 “3제가 보험 급여가 되면서 병용 요법 중 어떤 그룹 환자들한테 특히 이 약제들이 필요하고, 어떤 때에 쓰여야 할지는 사실 굉장히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제는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등에 국한돼 있었지만, 이제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치료제 처방 조합 방향이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3제 병용 급여 적용으로 인해 과거에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설포닐우레아(SU)를 많이 쓰면서 체중 증가 등 일부 관련 리스크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김성래 재무이사는 “과거에 비해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조합들이 생겼다는 것은 굉장히 반가운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조금 더 환자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춘 접근을 해 환자에게 좀 더 적합한 약의 조합이 과연 어떤 것인지 맞춤 치료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혈당을 어떤 약과 어떤 조합에 의해 탁월하게 떨어 뜨려줄 것이냐가 아니다”라며 “환자는 과거 뇌경색 또는 심혈관계질환이 있었는지 등의 특성을 고려한 조합, 보험이 되는 조합을 잘 선택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초기 혈당 치료 약물 사용 한정적···급여 기준 완화 제언
새로운 약제 등장···신규 조합 등 가이드라인 마련 고민
문민경 진료지침이사는 “당화혈색소가 6.5%~7.5% 사이 초기 환자의 경우 급여 기준에 따라 쓸 수 있는 것이 메트포르민 등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오히려 7.5% 이상인 경우에는 조합할 수 있는 것이 자유롭다”고 말했다.
이어 “혈당이 오히려 양호한 환자의 경우 원하는 클라스 기전의 약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아쉽다”며 “일부 심혈관질환 등 기전을 가진 당뇨 환자 병용 권고 조합들의 경우 오히려 급여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기에 철저한 혈당 조절을 할 수 있게 하는 다른 좋은 클라스 약제들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이 조금 전향적으로 변경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제 대신 메트포르민이 포함된 3제 처방만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있다. 메트포르민 복용이 필요 없는 환자에도 메트포르민 처방하거나, 복용하지 않고 버려져 생기는 사회적 비용 증가 등도 일부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약제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약제들과 기존 약제들을 어떤 조합으로 써야 하는지 가이드라인 등 구체적인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중 소통TFT 팀장은 “지금 새로 나오는 약물, 획기적인 약물들이 사실 많이 줄을 섰는데 지금 접근이 안 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그 배경 중에 하나가 사실 약가 인정 같은 이런 부분들은 큰 장벽”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성래 재무이사는 “당뇨병 약제가 잘 공급돼 생기는 효과는 국가 경쟁력으로도 이어지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정말 좋은 약들이 적절할 때 좋은 보험 기준에 의해 잘 공급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