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245개소 병원급 대상 비급여 보고제도는 성공적 마무리가 예상된다. 내년 의원급을 포함한 7만3000개 보고를 앞둔 만큼 제출 지원 방안을 대폭 강화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9월 4일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 고시 전부개정 및 발령으로 비급여 보고제도가 올해 병원급에서 내년 의원급까지 확대된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의료계의 헌법소원 제기 후 기각을 거쳐 제도가 발표될 만큼 험로를 걸어왔다. 그만큼 의원급 확대는 많은 현실적 어려움 직면 및 반대 여론이 표출될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서남규 비급여관리실장은 전문지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2024년도 비급여관리실의 중점 추진 사항’을 공개하고 비급여 보고제도 확대를 역점 사업으로 지목했다.
비급여관리실에 따르면 12월 1일 기준 4245개 대상기관 중 2190개소가 비급여 자료를 제출해 51.5%의 수집률을 기록했다. 다만 제출 기한 막바지에 자료가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제출률은 최대 9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서남규 실장은 “12월 15일 마감 직전 자료 제출이 몰려 90% 제출율 달성이 예상된다”며 “첫 사업 실태 정비에서 우려보단 긍정적 요인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내년 중점사업 목표를 ▲전체 의료기관 대상 비급여 보고제도의 안정적 운영 ▲비급여 분류체계 정립 및 선택비급여 항목 표준화 ▲비급여 모니터링 체계 고도화 및 비급여 정보제공방안 마련 ▲진료비 실태조사 강화 및 정책 효과평가 고도화로 소개했다.
먼저 가장 큰 변화는 비급여 고시 대상 기관과 보고 항목 확대다. 2023년 병원급 4245개소에서 2024년 의원급 포함 7만3000개로 늘고 항목 보고는 594개에서 1017개로 확대된다.
이에 비급여관리실은 안정적 비급여 보고자료 제출을 위해 ▲비급여 보고자료 수집‧검증‧분류‧분석 자동화 등 시스템 기능 개선 ▲외부서버 이중화 기반 7만여개 의료기관 대용량 보고자료 송수신 및 안정운영 기반 마련 ▲대내외 교육 및 홍보 강화, 매뉴얼 정비 등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의료기관 행정부담 완화 지원 강화 안을 대거 마련했다.
다만 일부 의원의 경우 컴퓨터가 없거나 전자 차트가 아닌 종이 차트에 의존한 문제도 있어, 이를 해결키 위한 현장지원 인원 확대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서 실장은 “의료기관 및 의료계 단체, 전산청구업체 등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담당자 온라인 교육 실시, 비급여 보고자료 추출 프로그램 개발 가이드 지원프로그램 개발·배포 등 의료계 수용성 확보와 행정부담 완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제각각, 비급여 분류체계 정립 예고
서 실장은 비급여 보고 확대와 더불어 중요 사안을 비급여 분류체계 정립 및 선택비급여 표준화로 지목했다.
3차 연구를 통해 의료현장 수용성을 제고한 표준 분류체계 확립하고 체계적 비급여 관리를 위한 전체 비급여 항목의 목록화 및 표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의료계·학계 협의를 통한 미표준 보고항목의 표준 코드·명칭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비급여 보고제도 자료 분류 고도화를 방향성도 공개했다. 전체 의료기관(7만여개) 대용량 자료의 효율적 분류를 위한 전산 고도화를 바탕으로 분류 결과 분석을 통한 자동 분류율 제고 및 수기분류 가이드 보완한다.
비급여 모니터링 체계 고도화 및 비급여 정보제공방안 마련도 핵심 계획이다. 2023년도 비급여 상세내역 조사 추진 및 모니터링 결과 산출해 비급여 진료정보 공개방안 마련할 예정이다.
진료비 실태조사 강화 및 정책 효과평가도 고도화된다. 단계적 분석기관 수 확대를 통한 신뢰도 높은 보장률 산출한다. 분석기관 수는 2021년도 2421개에서 26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비급여 보고제도, 국민 선택권 보장 강조
특히 서 실장은 비급여 보고제도는 일각에서 제기된 의료계 통제 수단이 아닌 국민의 알 권리와 합리적 의료선택권을 보장해 합리적 의료기관 이용을 도모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간 비급여 항목은 표준화 기준 없이 제한된 정보 제공으로 인해 의료공급자와 환자 사이 불신과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향후 합리적 의료공급 및 이용이 가능해 의료공급자도 환자와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보다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비급여 치료비 의무 보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의료계 헌법소원을 기각하고 “포괄위임금지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