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실습 참관 시 의대학장 허가···의학계 "신중"
국회, 박해철·김예지 의원안 심사···"영리 목적 구분 어렵고 과도한 규제 가능성"
2024.08.22 05:54 댓글쓰기

최근 해부 실습용 시신(카데바)이 비의료인 대상 유료 강의에 사용돼 논란이 된 가운데, 영리적 목적 실습을 제한하고 실습 '참관' 요건을 강화하는 법(法) 개정에 대해 의료계가 신중론을 견지했다.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나 영리적 목적 구분이 쉽지 않고, 의대 학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참관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내놨다. 


현행법은 시체 해부를 실시하는 자의 자격은 엄격히 규정하고 있지만, 참관 자격 및 시체 해부의 영리적 이용에 대해 규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시체 시체 해부를 실시하는 의과대학 장이 시체 해부 참관을 허가토록 하는 게 개정안 골자다. 


구체적으로 박해철 의원안은 시체 해부의 영리적 이용을 금지하고 관련 처벌 규정을 신설하며, 참관하려는 이는 정당한 이유를 명시해 의대학장에게 허가를 받도록 한다. 


또 의료인, 간호조무사, 약사, 한약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를 우선적으로 허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예지 의원안은 참관인이 의대학장에게 참관을 신청하게 하고, 해당 의대학장은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참관 여부를 결정토록 한다. 


연광석 복지위 전문위원은 박해철 의원안에 대해 "모든 목적의 영리적 이용을 금지하는 게 타당한지, 의대학장이 참관 허가를 하는 게 객관적 판단이 미흡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예지 의원안에 대해서도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것보다 같은 법 시행령에 규정된 '시체해부심의회' 기능을 보다 구체화해 법에 명시해 참관 여부 심의를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학장에 법적 허가권 있나···영리목적 구분 어렵고 과도한 규제"


의료계는 개정안 취지 자체는 공감했지만 그 방법이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고 봤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 학장은 시체 해부 등과 관련해 법적 의미의 허가권을 갖거나 관계된 공무수탁사인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으로 시체 해부의 영리적 목적 이용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는 게 명확하지 않은데, 모든 종류의 영리적 목적 이용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및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대한해부학회는 역시 "의대학장이 시체 해부와 관련된 교육 및 연구의 전문가는 아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시행령에 명시된 시체해부심의회가 시체 해부 참관 목적 및 필요성을 심의해 허가한다면 개정안 취지를 살릴 수 있고 현행법 방향성에도 부합한다"고 제언했다.  


대한법의학회는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을 냈다. 법의학회 측은 "시체 해부의 단순 참관은 실제로 시신을 훼손하는 행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목적의 해부에 대해 법률로 참관 자격을 규정하고 통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6월 한 민간업체가 헬스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을 대상으로 某 의대에서 유로 해부학 강의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보건복지부는 전국 의대, 한의대, 치대 등에 영리 목적 해부 참관 교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최근 3년 간 해부 교육 자료를 제출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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