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의사과학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에서 벤처사업가로 변신한 경험담과 의사과학자 역할, 과학과 의학 간 융합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KAIST 의과학연구센터는 2일 하자 유욱준홀에서 안철수 의원을 초청, ‘바이오 의료산업 미래와 의사과학자 역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먼저 그는 “의사과학자 출신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 왔는지를 이야기해 드리는 게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자리에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진로를 고민하던 당시 의사는 나 말고도 3만명이나 있지만, 컴퓨터 백신을 만들 사람은 나 하나 뿐이라는 생각에 성공 확률에 대한 고민 없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 백신 사업에 나섰다“고 창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소개했다.
안 의원은 의사과학자 역할에 대해 미국을 예로 들며 '과학과 의학'의 융합을 강조했다.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mRNA 백신 개발은 과학과 의학의 융합을 통해 가능했던 일”이라며 “미국 정부는 이것을 미리 내다보고 제도를 바꾸고 규제를 없애 백신 개발을 가속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곳에 있는 사람 중에서도 바이오 산업을 발전시킬 사람이나 벤처를 만들어 사업에 성공하는 사람, 행정가가 돼 우리나라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며 “법 뿐 아니라 과학과 의학을 함께 아는 사람은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KAIST는 2004년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해 현재 245명의 졸업생(박사 220명, 석사 25명)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의사과학자는 168명에 달한다.
특히 의사과학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계획을 통해 현재 25명인 교원 수를 2026년까지 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안 의원은 기초과학을 대하는 정부 태도를 꼬집었다. 30조원에 달하는 과학기술 투자에 대한 감사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연구 성공률이 98%에 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처음부터 성공할 연구만 하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과 같은 작은 나라에서 1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됐는데 우리나라는 결과 위주 제도가 가로막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연구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실패 시에도 불이익이 없어야 창의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