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인제의대 교수노조가 사용되지 않은 연차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라며 학교법인과 법정전에 나섰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제의대 교수노조에 소속된 일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인제의대 교수노조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최근 연가보상비 지급제도와 관련해 노조와 법인이 대화한 결과, 국가공무원법을 기준으로 운영하는데 합의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연간 지급될 수 있는 연차를 최대 21일로 규정하고, 이를 모두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다음 년도로 이월하는 규정이 노사 합의하에 신설됐다.
그는 이어 “하지만 보상비 이전에 지급되지 않은 연가보상비에 대해선 법적 판단이 필요한 점, 그리고 연가보상비 청구권의 시효가 임박함에 따라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앞서 지난 2019년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운영하는 백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 소속의 교수 130명은 “의대 교수로 근무하는 동안 지급되지 않은 연가보상비가 있다”며 고용노동부의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의대 교수들의 경우 근로기준법 등에 따른 별개의 연가제도가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단과대 교수들과 달리 방학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최대 연 21일의 연차가 지급되고, 소진되지 않은 연차에 대해선 보상비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백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경우 하계와 연말 각각 5일씩, 1년에 총 10일의 연가를 사용할 수 있다.
당시 노동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인제의대 뿐만 아니라 다른 의과대학에도 영향을 미치는 판단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노동부는 비슷한 내용의 사건인 ‘아주대의대 교수노조의 연가보상비 지급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후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학교법인과 교수들 또한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같은 해인 2019년 시작된 아주대의대 교수들의 소송은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앞서 서울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1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고기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다.
이후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고, 이달 말 선고기일이 다시 잡혀있는 상황이다.
인제의대 교수노조 관계자는 “판결 선고일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사실 교수들 입장에서도 노동부 진정과 소송은 무게감이 전혀 다르다.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정당한 권리를 찾고자 한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