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취임이 유력시되던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공백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다. 여러 설이 제기됐지만, 선임과 관련된 잡음 최소화를 위한 시기 조율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창립기념일인 7월 1일이나 차관급 등 고위공무원단 인사 단행 전후로 본격적인 활동이 관측된다. 기념일 행사는 6월 30일이다.
26일 공단 등에 따르면 신임 이사장에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가 사실상 내정된 상태며 구체적인 취임식 시기는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이사장 선임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과 서류 심사와 면접, 복지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재가 과정을 거쳐 통상 2개월 안팎으로 소요된다. 하지만 지난 3월초 강도태 전 이사장 사퇴 이후 110일이 경과 했음에도 여전히 공석인 상태다.
앞서 공단 관계자들도 5월 31일에 진행된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 전후인 5월 말 선임을 예상했으나 공백은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주목 점도 있다. 이사장 유력설이 나오던 시기 건보공단 노조가 공개적으로 제안했던 공개 질의의 답변 여부다. 결론부터 보면 현재까지도 그에 관해서는 무응답이다.
앞서 공단 노조는 공급자(의사)들과 진료비 협상을 통해 건강보험수가를 결정하는 공단의 이사장을 비롯한 심평원의 주요 직책에 의사를 연이어 임명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커졌다.
이에 노조는 건강보험 제도의 근간 보호를 위해 공개 질의를 통해 후보자 견해를 듣고자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질의는 ▲사회 환경적 변화에 따른 건강보험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철학과 소신 ▲건강보험 정책에 대한 소신과 입장 ▲감염병 관련 비용을 건보 재정으로 지출한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견해 ▲공급자들의 부당 청구 사례에 대한 조치와 대책 방안 등이다.
과거 공단 이사장에 의사 출신이 임명될 때마다 노조의 반발은 극심했다. 과거 서울대병원장을 지냈던 성상철 전 이사장 임명 당시는 기습 시위로 취임식까지 취소된 사례가 있다.
정기석 교수도 노조의 일부 반발이 예상되지만, 과거처럼 극심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관 부서인 심평원에 의사인 강중구 심평원장과 한의사인 오수석 기획상임이사가 이미 포진한 연유에서다.
정 교수가 공단 이사장으로 선임되면 국가 건강보험 양축을 담당하는 공단과 심평원 수장이 모두 의사 출신들로 채워지게 된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와 필수의료 강화 지원에 의사 출신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사장 검증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설(說)도 있지만 이는 사실상 기우에 가깝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 내부에소도 이사장 취임 시기 등이 공지되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취임 준비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