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활약했지만 적자로 임금체불이 현실화된 공공병원 노조 지부장들이 오늘(4일) 오후 1시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2024년도 예산안에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지도부와 전담병원 대표자 28명이 집단단식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보건의료노조 25년 역사상 대규모 집단 단식으로, 국회와 정부 응답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으로 진행된다. 지난 11월 8일부터 26일 간 진행한 국회 앞 천막농성의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단식에는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 이선희 부위원장을 비롯해 ▲안숙현 강릉의료원지부장 ▲신경옥 강진의료원지부장 ▲이원섭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지부장 ▲박윤희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지부장 ▲이현섭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지부장 ▲김정아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지부장 ▲김효준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지부장 ▲조능순 공주의료원지부장 ▲이현주 군산의료원지부장 ▲동현 남원의료원지부장 ▲정지환 부산의료원지부장 ▲장용남 삼척의료원지부장 ▲김연수 서산의료원지부장 ▲김경필 서울시북부병원지부장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지부장 ▲김경운 성남시의료원부지부장 ▲원은주 속초의료원지부장 ▲김운영 순천의료원지부장 ▲윤선영 영월의료원지부장 ▲노은주 원주의료원부지부장 ▲이주승 인천의료원지부장 ▲김성철 적십자본부지부 수석부지부장 ▲서해용 천안의료원지부장 ▲김경희 청주의료원지부장 ▲정연화 충주의료원지부장 ▲양현용 홍성의료원지부장 등이 참가한다.
"돈 빌려와 월급 주고 있다"···회복기 지원 예산 2695억원 본회의 통과까지 주력
단식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나순자 위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혁신 전략에서 중진료권별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지방의료원 등 지역거점 공공병원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며 "오히려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예산을 전년 대비 95억원을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울산의료원 설립 좌초에 이어 광주의료원 설립도 무산됐다. 최근 경남도의료원 진주병원도 적자를 이유로 '경남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서 진주병원 용지매입 및 신축을 삭제해 무산 위기에 처했고, 성남시의료원도 적자를 핑계로 위탁운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부장들은 "임금체불이 현실화됐다. 코로나19에 헌신한 보상이 임금체불이냐"며 절규했다. 이들에 따르면 충주의료원, 서울시 동부병원과 서울의료원 등은 임금체불을 피하기 위해 외부에서 돈을 빌려오고 있는 상태다.
통영적십자병원은 오는 12월 5일까지 개산급 2억5000만원을 내야 하지만 정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의정부병원은 최근 응급실 의사가 사직해 이달 1일부터 일주일에 이틀만 응급실 진료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낮에는 농성장에서 의원 면담 등을 진행하며 밤에도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나순자 위원장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친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 2695억원 증액이 예산결산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