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이 이뤄졌지만 존폐를 우려하는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를 달래기는 크게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외과 교수들이 한데 모여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현행 상대가치점수의 근본적 개편을 위한 공동 대응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18일 대한외과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는 합동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대가치 논의 구조 개선과 합리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개 외과계 학회는 “외과의사들은 똑같은 시간 진료해도 내과의사의 절반밖에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이해관계가 얽힌 대한의사협회가 아니라 독립적 조직에서 공정하게 의사 업무량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학회는 상대가치 의사 업무량 연구와 산출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 원점에서 재검토할 강력히 요청했다.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은 “이번 상대가치 점수개편은 외과계 일부 조정에 그쳤다. 그 정도 조정으로는 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를 도저히 살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과계 학회들은 문제점을 공유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위험도 반영·적절보상 기금 촉구
대한신경외과학회 권정택 이사장도 외과계 소생을 위한 현실적 지원책을 촉구했다. 핵심은 위험도 반영과 적절한 보상 및 법적 문제 등 해소다.
권정택 이사장은 “전국에 뇌동맥류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144명이다. 병원별로는 1~2명 남짓되는 수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외과계는 수술을 많이 할수록 병원에 적자를 주는 과로 병원에서도 인력을 둘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미국은 내과계에 비해 외과계는 2배, 신경외과 및 흉부외과는 4배 이상의 월급을 받지만 우리나라는 호봉제로 의사 월급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과 의료수가 현실화 위험도를 낮출 방안 마련과 함께 의료분쟁 형사소추 면제, 환자 및 보호자 의료사고 피해 보상 등을 다룰 기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상대가치점수→가치기반제도 고민해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 김경환 이사장은 현행 상대가치점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으로 '가치기반제도'를 꼽았다.
외과 소생을 위해 임금 등을 선진국 수준으로 바꾸기 위해서 개념적으로 가치 중심으로 외과계를 개편해야 견해다.
김경환 이사장은 “현재 빅 5병원에서 심장수술 60%를 담당하고 있지만 40~50대 교수들이 대학병원을 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사장 임기 동안 나간 교수들만 10~15명이 넘는다”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몇 년 내에 외과계는 정말 큰 일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상대가치점수 제도 내에서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우리도 다른 진료과 점수를 빼서 우리에게 주길 바라지 않는다. 재원 마련 등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상대가치점수 총점…“현실과 괴리 심각”
의협 상대가치연구단에서 연구한 3차 상대가치 기준의 각 관리 진료과별 의사업무량을 보면 외과 9개 분과는 386개 행위지만, 총점은 10억7425만3437점에 그친다.
외과계 3개 학회에 따르면 현재 외과는 행위수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비뇨의학과, 산부인과와 비슷하거나 적은 실정이다.
이는 마이너 수술을 담당하는 이비인후과의 1/3, 안과의 1/4 수준이며, 행위 수가가 110개에 그치는 마취통증의학과의 1/6이다.
또 행위 수가가 60개인 소화기내시경 의사 업무량 총점의 반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더욱이 검체검사의 점수 총량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점수, 이는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경우 마찬가지다.
신응진 이사장은 “총점 고정이라는 틀을 탈피해 필요한 곳에 추가 재정을 투입하고 정확한 시간과 스트레스 등이 반영된 진정한 위험도 산출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독립된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상대가치연구 조직의 구성을 거듭 제한한다. 그래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