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의 환자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싫어할 것이라고 인식, 현실과 상당한 간극을 보였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장은 서울대학교 병원이 본관 지하 1층 김종기홀에서 주최한 ‘POST COVID-19 의료환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서 비대면 의료 설계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3월 문경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전화나 어플 등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를 진행했다.
환자들이 퇴소 시 작성한 ‘비대면 진료 설문조사’ 결과 만족도는 대체로 5점 만점에 4.47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조 센터장은 “서울대병원 본원의 만족도 조사 결과 가장 높았던 점수가 91.7점(2019년)이었는데 해당 점수는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며 “답변자 80% 이상이 비대면 진료를 대면진료보다 못하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비대면 진료 또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센터장은 “미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6%가 비대면 진료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제 받은 사람 중 74%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며 “의사 또한 64%가 비대면 진료를 경험 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목할 만한 점은 의사 80%가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의사 인식과 실제 환자 만족률은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유행 후 전 세계적으로 확장 중인데, 국내는 지난 3월 2일 한시적으로 전화상담 및 대리처방을 허용하면서 꾸준히 증가했고 미국 또한 코로나19 이후 규제가 완화되면서 크게 늘었다.
"미국, 코로나19 이후 전체 진료 대비 20%가 비대면 진행"
조 센터장은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진료 제공량이 50~175배 늘어났다”며 “전체 진료의 약 20%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고 액수로는 약 2500억 달러(한화 300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 고위험군인 만성질환자나 고령자 위주로 활성화되고 있지만 어린이병원이나 산부인과, 정신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오더라도 비대면 진료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비대면 진료 정착과 확대를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의료 분절성’을 지적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는 언뜻 보면 쉽게 통합될 수 있을 듯 보이지만 잘못하면 대면진료보다 더 분절성을 나타낸다”며 “고혈압이나 당뇨 등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가 질병마다 각각의 시스템으로 진료를 보는 것은 관리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환자 중심의 통합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 최대 수혜자는 좋은 교육을 받은 중상층 사람들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 또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처음부터 잘 디자인해야 한다”며 “심박수와 맥박 등 개인정보가 모두 기록돼 사생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높아 개인정보 유출을 막아줄 수 있는 체계 또한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