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부천성모병원장에 임명, 지난 1일 취임한 권순석 교수(호흡기내과)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병원과 의료계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진단, 극복 방안을 발표했다.[사진]
권 신임병원장은 지난 2007년 초대, 2011년 3대, 2013년 4대 등 부천성모병원 진료부원장을 역임했다. 진료 파트 수장으로서 진료 프로세스 개선과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한 경험이 많다.
그는 “앞으로는 만성질환자 개개인에 따른 맞춤관리를 통한 의료서비스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이를 강화한 의료서비스 모델을 제시했다.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포괄 의료 허브병원’
이곳 병원은 전임 병원장인 백민우 교수가 아시아 최초 뇌혈관내 스텐트 혈관 성형술 성공한데 이어 국내에선 처음으로 거대 뇌동맥류 파이프라인 스텐트 설치술에 성공하는 등 빼어난 업적을 쌓으며 국내 대표 뇌졸중센터로 명성을 떨쳐 왔다.
또 지난 2000년 경인지역 최초 당뇨병센터를 개설, 대표 만성질환인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강점을 활용, 단순히 당뇨병을 치료하는 곳이 아닌 무서운 합병증을 막기 위해 주요 장기의 혈관상태를 관찰하고, 예방과 관리를 병행하게 된다.
권 병원장은 “지역 의료기관과 함께 혈관 합병증 정도에 따른 맞춤식 진료를 시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의료서비스 모델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뇨병환자에게서 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같은 응급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 24시간 운영 중인 뇌졸중센터에서 응급수술 등 치료를 한다. 만성인 치매 형태로 발병 시에는 신경과에서 치료·관리한다.
심장혈관이상 및 콩팥·족부의 혈관이상 중 급성인 심근경색은 응급 시술하고, 만성은 순환기내과에서 약물치료 및 식이요법 등 자가관리치료 프로그램을 교육한 후 지역병원에 의뢰, 공동 관리하게 된다.
권 병원장은 “당뇨병센터가 포괄의료서비스 허브가 돼 당뇨병이라는 만성질환으로 초래되는 합병증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가지 질환만을 치료하는 과거 개념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질병을 관리, 치료해 나가는 새로운 의료서비스로 환자에게는 최적의 진료를 편리하고, 빠르게 제공하고, 지역 의료기관과는 상생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중심의 다학제 진료…최상의 만족도 제공
부천성모병원은 지난 2008년 권순석 병원장 주도로 감염내과, 내분비내과, 류마티스내과,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혈액종양내과, 호흡기내과 등 8개 내과 전문의가 협진하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메디컬 협진센터를 개설했다.
어느 한 진료과만으로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애매한 증상으로 여러 과와 병원을 찾아다니는 환자들이 효율적으로 편리하게 진료를 받도록 한 것이다.
지난 2012년에는 한 명의 폐암환자 치료를 위해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흉부외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 7개 진료과 전문의가 모이는 폐암전문센터를 개설했다.
권순석 병원장은 “이곳의 협진 수가가 책정되기 이전부터 시행됐다”면서 “처음에는 의사들이 모여 논의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환자를 위한 치료의 정석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병원은 협진을 통해 폐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였다, 국내를 넘어 해외 환자 유치와 함께 협진에 대한 성공적인 롤모델로 여러 병원으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환자 및 보호자의 만족도 향상은 물론 수술 및 항암치료환자가 30% 이상 증가하는 경이로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병원장은 “유명한 스타의사는 없지만 진정한 환자중심의 사고에서 출발한 시스템이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국내 최초 협진이란 개념을 시스템화한 환자 중심 병원이라는 초심으로 돌아가 의학적 치료뿐 아니라 환자의 감성까지 보듬을 수 있도록 다학제 진료를 확대, 진일보된 환자중심병원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