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일리아릴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임상 2상에서 효과를 입증, 최종 결과가 기대된다.
알츠하이머 질환은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대형제약사들의 개발 노력에도 효과적인 치료제가 아직 없는 질병이라 이번 임상시험 성공이 향후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일라이릴리는 1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도나네맙(개발명 LY3002813)'이 임상2상(TRAILBLAZER-ALZ)에서 위약대비 환자들의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췄다고 밝혔다.
도나네맙은 N3pG라고 불리는 변형된 베타 아밀로이드(βA)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다.
도나네맙은 임상시험에서 60세~85세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18개월(76주) 차 통합 알츠하이머질환평가척도(iADRS) 변화에서 위약 대비 32%의 감소를 보여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iADRS는 일라이릴리가 지난 2018년 알츠하이머에서 인지력 손상을 나타내는 'ADAS-Cog13'과 환자의 일상생활 독립적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ADCS-iADL'을 결합해 만든 평가지표로 경증 알츠하이머 평가에 적합하다.
다만 일라이릴리는 "도나네맙이 모든 2차 효능 평가에서도 개선을 보였으나 위약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 유의미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 결과, 도나네맙 투약 후 임상 초기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평균 수치가 108 센틸로이드(centiloids)였으나 76주차에 평균 84 센틸로이드가 줄었다. 릴리에 따르면 25 센틸로이드 미만인 경우 알츠하이머 음성으로 간주한다.
일라이릴리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가 연속 2회 측정 시 25 센틸로이드 미만이거나 1회 측정에서 11 센틸로이드 미만이면 도나네맙 투여를 중단하고 위약으로 전환했다.
일라이릴리는 향후 학술대회에서 자세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 새로운 임상2상(TRAILBLAZER-EXT)을 위해 피험자 수를 500명으로 확대해 환자를 모집 중이다.
알츠하이머는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 악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βA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면서 유해한 영향을 주는 것이 핵심 기전으로 알려졌다.
βA가 과다생산·축적되면 만들어지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신경세포에 쌓여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또한 뇌세포 골격 유지에 중요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tau protein)도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FDA, 금년 3월 아두카누맙 품목허가 결정 전망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부터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함께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심사 중이다. FDA는 오는 3월 7일 아두카누맙 품목허가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알츠하이머는 그동안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이 수차례 임상시험 단계에서 치료제 개발에 실패했다.
2019년 9월에는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공동 개발하던 경구용 베타 세크레타제 절단효소(BACE) 억제제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엘렌베세스타트(개발명 E2609)' 개발을 중단했다. 또한 지난 2019년 7월에는 노바티스와 암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인 'CNP520'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던 임상2·3상 시험을 중단했다.
그밖에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 중인 아두카누맙이 첫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그 전에는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이 공동 개발한 바피네주맙, 릴리의 솔라네주맙이, 그리고 로슈의 크레네주맙 역시 지난해 초 임상3상에서 효과를 인정받지 못해 중단했다.
앞서 2018년에는 존슨앤드존슨 계열의 얀센이 개발 중이던 아타베세스타트(개발명 JNJ-54861911)가 간독성으로 임상 2상 및 2·3상 시험을 멈췄다.
가장 최근에 FDA로부터 허가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2003년 엘러간에서 개발한 '나멘다(성분 메만틴)'가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