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의료기관 원가 검증 '의료비용분석위원회' 운영
비용·수익자료 수집 구축과정 검증···이중규 과장 '합의된 기준 활용 방침'
2021.07.23 15:0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신설해 운영에 들어간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패널기관 회계조사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자료에 대한 합의된 계산 기준과 방법이 없어 정책 결정에 활용하지 못는 실정이다.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신설, 이런 한계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최근 열린 2021년 제6차 건정심 부의안건으로 ‘건정심 운영규정 개정안(의료비용분석위원회 구성·운영 등)’을 상정, 의결했다. 
 
복지부는 “위원회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비용과 수익자료를 분석해 의료분야별 불균형 해소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결된 운영규정에 따라, 의료비용분석위원회의 구체적인 기능도 확정했다.
 
위원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사항 등 정책 변화 모니터링 ▲의료비용·수익 자료 수집 및 구축 과정 검증 ▲계산기준·방법론 논의 및 계산 결과 도출 ▲의료비용·수익 조사 관련 미래전략 도출 등 과제 논의 업무를 담당한다.
 
건정심 산하 상대가치기획단이 사무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두고 있다면, 의료비용분석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관리한다.
 
상대가치기획단에서 상대가치점수 제도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 총괄을 조정한다면, 의료비용분석위원회는 상대가치점수 분야별 불균형 등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비용·수익 자료 수집 과정 등을 검증한다.
 
의료비용분석위원회 위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촉한다. 임기는 2021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3년이다.
 
위원 구성은 공급자단체가 추천하는 보건의료 수가·지불제도 분야 전문가 6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가입자 대표에서 추천하는 전문가 3인이 참여한다.
 
여기에 관련 학계 전문가(상대가치운영기획단 단원ㆍ회계분야 전문가 등) 6인 이내,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관부서 1급 이상 각 1인 등 18인 이내다.
 
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1조의 상대가치점수 개발 및 조정 등에 필요한 의료비용 및 수익 자료를 상대가치운영기획단에 제공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자료 수집 및 구축, 회계 계산 기준 및 방법론 등에 대한 논의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자료 활용에 대한 합의 기준을 마련해 기관별 자료를 충분히 검증하고, 상대가치 개편 등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운영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진료비 내역·비급여 자료 유출 등 사실 아니다”
 
해당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두고 의료계에선 의료기관 진료비 내역을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한 조직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특히 비급여 보고 의무화를 앞두면서 비급여 자료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향후 상대가치운영기획단이 분석위 논의결과를 상대가치점수 개편에 활용할 예정이어서 분석위가 만들어내는 각종 자료들이 의료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우선 복지부는 최근 국회 법 개정을 통해 추진 중인 비급여 고지 의무화 정책은 의료비용분석위원회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분석위원회는 의료기관 진료비를 보거나 비급여 진료비를 들여다보기 위한 곳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우리가 궁금한 것은 개별 의료기관 데이터가 아니다. 종별로 일관되게 수익이 높은 진료, 수익이 낮은 진료를 찾아 불균형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분석위를 통해 이런 조정을 5년 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힘들다고 하는데 소청과의 경우 실제 급여량이 줄어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외과의 경우 급여량은 줄지 않았는데 어렵다고 한다”며 “이런 경우 분석위를 통해 비용대비 수익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분석위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급여 의무 보고와도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과장은 “분석위는 비급여 의무 보고화보다 먼저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며 “또한 비급여 의무 보고에 따라 각 의료기관 비급여 비용이 모아져도 그 자료는 상대가치점수 개편에 활용할 수 없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우리가 필요한 자료는 비급여 비용 중 인건비, 소모품 등등의 비용이 얼마나 차지하는지까지 나온 비용자료다.
 
이런 자료를 봐야 하는데 비급여 의무 보고는 그런 자료를 보고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급여 자료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자료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위는 의료기관들의 내밀한 자료를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 아니고 분석위에 자료를 주겠다고 한 기관을 중심으로 분석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기관 자료를 다 모아 분석하려는 우려는 안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시 불거진 대표성 문제 해결 필요성 때문에 위원회 설립” 
 
그렇다면 왜 지금 분석위를 운영하게 됐는지에 대해선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진행하며 연구용역을 진행해보니 대표성에 대한 문제 해결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입장을 밝혔다.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위해 회계조사 연구용역을 보고받아 거의 완료했지만 이번에도 일관성과 대표성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에선 이렇게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기게 됐다.
 
이중규 과장은 “분석위를 통해 일관된 기관에서 자료를 받아 여러가지 방법론을 분석해 일관된 결과가 나오면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자료를 제출받는 기관은 100여개에서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회계조사로 비용분석을 할 때마다 정확성과 대표성 논란이 계속 있었다”며 “분석위는 앞으로 회계조사를 대신해 (상대가치점수 개편에 대한) 근거를 창출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회계조사는 복지부 연구용역을 받은 연구자가 의료기관에 회계조사 참여를 요청해 의료계 단체와 복지부 등 협조를 받아 자료를 수집 조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때문에 1차, 2차,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때마다 표본의료기관 수와 기관이 달라져 대표성 논란이 일었다.
 
분석위는 이 같은 논란을 줄이기 위해 신포괄수가제를 도입해 진료비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공공기관 34개, 신포괄수가제를 도입한 민간 의료기관 중 인센티브를 받고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데이터를 받는 기관 등 총 1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자료를 모아 여러가지 방법론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활용하기로 했다.
 
회계조사에 비해 자료를 제출하는 기관 수는 줄어 대표성은 약할 수 있지만 제출하는 기관이 크게 변하지 않아 일관성 확보가 쉽다는 것이 복지부 설명이다.
 
이 과장은 “분석위가 가동되면 신포괄수가제 도입 기관, 공단이 수집하는 진료비 정보 등 100여개 기관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일관된 자료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방법론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했을 때 일관되게 진료수익이 높게 나오면 낮추고 낮게 나오면 높이고 방법론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면 일단 두고보는 선택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분석위원회가 가동되면 주기적인 진료비 분석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5년 단위로 진행됐던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2~3년 주기로 시행될 수 있게 된다. 회계조사 때마다 필요성이 제기된 패널기관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연구자는 진료비 자료 제공 의료기관을 구하기 힘들고 의료기관은 자료제출 자체가 부담이 되는 회계조사 대신 분석위를 주기적으로 가동해 진료비 현황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앞으로 분석위를 통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인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운영위 구성 역시 전문가 위주로 해 전문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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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는 07.23 16:15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비용분석을 하는 것이 문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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