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처음 문을 연 ‘이대비뇨기병원’에 대한 병원계 관심이 크다. 고령화로 비뇨기질환 치료 수요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뇨기 질환은 많아졌지만 기피 현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과 의사는 한정됐다. 이대비뇨기병원 특성화 성공은 향후 비뇨의학과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동현 이대비뇨기병원장[사진]은 “이제 단순히 진료과 및 센터를 넘어 병원이 설립되면서 환자 중심의 진료를 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의료진들은 비뇨기 분야 4차 병원이라는 자부심이 크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제 비뇨기질환 전(全) 분야에서 압도적인 수준의 진료와 고난도 수술에 있어서도 세계적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1호 비뇨기병원 탄생까지 그 중심에는 이동현 초대 이대비뇨기병원장이 있다. 설립 기획 당시부터 추진단장과 진료부원장을 맡으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목동병원은 사실 비뇨기 질환 환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실제 이곳 비뇨의학과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중 입원환자 수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혔다.
이대목동병원, 세계 최초 인공방광센터 개설 후 1000례 수술 성공
이동현 병원장은 ‘인공방광’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고 인공방광수술 영역을 개척했다. 지난 2015년 이대목동병원은 세계 최초로 인공방광센터를 열었다.
이 병원장이 이끌어온 센터에선 6년여 동안 1000례 가까운 인공방광수술을 성공했다. 국내외에서 가장 많은 수술 사례다. 다른 병원에서 어려워하는 수술도 성공하기로 정평이 났다.
그의 인공방광센터 오픈 경험과 비뇨의학과장, 진료부원장 운영 노하우, 유경하 의료원장의 추진력이 더해져 올해 2월 이대비뇨기병원 개원까지 이어졌다.
의과대학이 이대서울병원으로 옮겨가면서 공간이 생기자 건물 일부인 두 개 층에 80병상 규모의 ‘비뇨기병원’을 열었다. 지난 2019년 여성암병원을 개원한 이대목동병원으로선 두 번째로 설립하는 병원 내 병원이다.
이 병원장은 “처음 만들다보니 벤치마킹할 수 있는 곳도 없어 모든 것이 힘들었다. 커지고 있는 조직이 와해되지 않고, 각 분야가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문화된 비뇨기병원은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유례가 없는 첫 시도다. 이곳은 타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최고난도 환자를 담당하는 등 ‘비뇨기 4차병원’ 역할을 표방한다.
지난 8개월 동안 인공방광수술, 로봇 비뇨기수술, 방광 내시경 검사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며 명실상부 국내를 대표하는 비뇨기 전문병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방광내시경의 경우 1년 전 한달 220건에서 현재 430건을 시행하고 있으며, 센터 설립 전(前) 15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달 30억원을 넘어섰다.
"전립선암센터 및 신장암·부신종양센터 개설하고 세부 클리닉으로 전문성 강화"
이동현 병원장은 “너무 빠른 성과를 보여 오히려 걱정이 생겼다.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준 조직 모두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제 과중한 업무량 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정도로 궤도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이대비뇨기병원은 기존 인공방광센터뿐만 아니라 비뇨기 관련 모든 질환을 치료한다는 계획으로 전립선암센터, 신장암·부신종양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성기능·갱년기클리닉, 소아청소년클리닉, 전립선비대증·배뇨장애클리닉, 요로결석클리닉, 비뇨기감염·염증클리닉으로 세분화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로봇수술 1세대인 김완석, 김명수 교수, 여성 전문의이자 배뇨장애 전문 신정현 교수, 국내 전립샘암 로봇수술 최고 권위자인 김청수 교수가 합류했다.
이 병원장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조직원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은 센터장 시절부터 변함이 없다. 내부 만족을 해야 효율이 극대화된다고 판단해 상명하복 조직이 아닌 수평구조를 만들어 동등한 위치에서 간호사까지 동참해 환자를 케어한다”고 설명했다.
4세대 다빈치 SP(single port) 로봇수술기, 120W 고출력 LUMENIS 홀뮴레이져, 외래 C-arm 장비설치, 최신 초음파 장비 도입 등 장비와 시설을 최고 수준으로 구비, 최선의 진료를 가능케 했다.
시스템도 달라졌다. 단순 진료과가 아닌 병원 개념으로 접근하고, 성과를 내다보니 이제 다른 곳에서 배우러 오는 수준이 됐다.
이동현 병원장은 “결국 병원은 환자 중심 진료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실현해 나가게 되면 조직이 커지고 신뢰도가 높아져 환자 방문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눈여겨보고 있는 다른 곳에서 제2, 3의 비뇨기병원이 생기도록 토양 제공의 사명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