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실명 고위험 녹내장, AI 진단 정확도 86%'
성경림 교수팀 개발, '3회 연속 시야 검사로 효과적인 치료 방향 수립 가능'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실명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녹내장 환자들을 딥러닝을 기반으로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성경림‧신중원, 강릉아산병원 안과 손길환 교수팀은 인공신경망 기술을 이용해 9만 6000여 개의 시야 검사 결과를 학습시킨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녹내장 환자를 약 86% 정확도로 선별해냈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안과 전문의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약 6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계속 시야 검사를 실시하며 녹내장 진행을 예측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높은 확률로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판별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성경림‧신중원, 강릉아산병원 안과 손길환 교수팀은 실명 고위험 녹내장 환자를 선별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1998~2020년 사이 녹내장으로 진단된 6047명의 평균 약 9.5년 기간 동안 9만6542개 시야 검사 결과를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인간 뇌신경 구조를 본 뜬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했다. 정확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이용해서 환자의 연속된 3개 시야 검사 결과를 적용해서 학습시켰다.
그 결과, 약 42% 민감도를 보였지만 약 95%에 달하는 높은 특이도를 보이며 전체 정확도가 약 86%로 실명 고위험 녹내장 환자를 선별해냈다.
민감도는 실제로 질병이 있을 때 질병이 있다고 진단할 확률을 의미하며, 특이도는 실제로는 질병이 없을 때 질병이 없다고 진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성경림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시야 검사는 녹내장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실시하는 검사인데 검사 특성상 녹내장 진행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분들이 오랫동안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은 약 6개월 정도 간격으로 단 세 번의 시야 검사만으로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 녹내장을 조기에 진단하고 추가적인 약물 치료 혹은 수술 등 최적화된 치료 방향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립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신중원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위험 녹내장 진단 모델의 정확도를 더욱 높여 녹내장으로 인한 시력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IF=5.258)’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