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집이나 차안, 공공장소 등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강북삼성병원 기업건강연구소 이정아 교수팀은 국내 성인 7000명의 담배 사용 실태 분석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이 금연구역에서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일반 담배부터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까지 여러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다중 사용자의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하는 비율이 8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온라인 설문조사 기관인 엠브레인에 등록된 국내 만 20~69세 성인 7만명을 무작위로 추출한 뒤 담배 사용 실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2018년 11월 한 달 간 실시했다.
최종적으로 모인 7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적이 있거나 현재 사용 중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74명이었다.
이 가운데 79.2%가 최근 한 달 동안 금연구역 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담배부터 액상형, 궐련형 전자담배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 85.7%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피웠고, 궐련형 전자담배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몰래 흡연하는 비율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종류의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은 대체로 니코틴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담배 사용 욕구가 발생할 때 비교적 몰래 사용이 용이한 궐련형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몰래 사용하는 장소는 집안이 51.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차 안(45.3%), 실외 금연구역(36.1%), 직장 실내(25.5%), 술집(23.3%), 식당(16%) 순으로 빈번했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구역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정책을 보다 세밀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궐련형 전자담배도 금연구역 내 사용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홍보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담배 규제(Tobacco Control)’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