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최근 4세대 항암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CAR-T 치료제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와 관심을 모은다. 열(熱)과 초음파를 이용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고형암 치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팀과 애틀랜타 조지아공대 연구팀은 각각 CAR-T 치료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안,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의공학’(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8월 12일자에 동시 발표했다.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는 면역항암제 일종으로,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원 수용체를 면역세포 일종인 T세포에 발현시킨 것이다. 환자 T세포를 사용하는 만큼 부작용이 적고 1회 투여만으로도 효과가 뛰어나 ‘기적의 항암제’로 불린다.
하지만 환자 T세포를 채취한 뒤 형질 도입하는 등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환자 맞춤형으로만 설계 가능한 까닭에 1회 투여에 5억 원에 달하는 높은 비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CAR-T 치료제는 백혈병과 림프종 등 혈액암에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고형암에는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CAR-T 치료제 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는 약점이다.
그 원인은 CAR-T 치료제가 고형암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형암에 존재하는 신생혈관과 종양 섬유조직이 CAR-T 접근을 막고 설사 접근에 성공해도 CAR-T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억제 미세환경으로 인해 치료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두 연구팀의 문제 해결 접근법도 이런 CAR-T 치료제 약점을 해결하는 데 있었다. 고형암 환경에서도 CAR-T 치료제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열(熱) 자극을 가하는 것이다.
신체 부위에 열을 가하면 해당 부위 세포들은 열로 인한 충격으로 열충격 단백질(heat-shock protein)을 일시적으로 합성한다. 이 열충격단백질이 CAR-T 치료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캘리포니아대의 경우 열 자극을 전달할 수단으로 초음파를 택했다. 초음파의 짧은 파장을 이용해 고형암 부위에 열을 발생시켜 CAR-T 치료제 활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국소적으로 열을 발생시킨 뒤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종양 활성과 성장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대조군 대비 종양 활성과 성장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애틀랜타 조지아공대 연구팀은 빛을 이용했다. 빛을 쪼아 열을 가하는 광열 방식이다. 조지아공대 연구팀은 금 나노막대를 이용한 광열 방식으로 40~42도 수준을 유지하면 CAR-T 치료제 활성 정도가 최대 60배까지 증가하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광열 방식을 이용한 저온 가열이 CAR-T 치료제를 활성화해 종양 활성과 성장을 억제하고 전이를 줄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접근 방법은 달랐지만, 두 연구팀은 공통적으로 국부적인 가열을 통해 한 곳에 모여 있는 고형암에 대한 CAR-T 치료제의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슈치엔 캘리포니아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초음파를 이용하면 수센티m 깊이에 있는 조직에도 안전하고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열을 전달할 수 있다”며 “초음파와 병행한 CAR-T 치료제 활성화는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항암 치료 설계를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브리엘 퀑 조지아공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광열을 이용한 국부적인 가열이 CAR-T 치료제 안전성과 효능을 향상시킬 열쇠”라며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았던 CAR-T 치료제를 통한 고형암 치료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