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사람이 가진 유전 변이에 따라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제협력연구프로젝트인 ‘코로나19 인간유전체이니셔티브’(COVID-19 Human Genome Initative, COVID-19 HGI) 소속 연구팀은 최근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25개국 61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강북삼성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첫 아시안 팀으로 참여했다.
연구는 약 5만 명의 코로나19 환자와 약 2백만 명의 대조군을 분석한 것으로, 지금까지 수행된 GWAS 연구 중 큰 규모에 속한다.
연구팀은 먼저 코로나19 환자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 ▲호흡보조는 필요 없으나 다른 감염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 ▲무증상부터 경증환자까지 모두 포함한 환자)
이어 인종별 (유로피언, Admixed 아메리칸, 중동 아시안, 남아시안, 동아시안) GWAS 연구결과를 비교하고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과 코로나19 중증도에 연관된 변이가 13개 발견됐다. 이 유전변이들은 기존 폐 질환이나 자가 면역 질환, 그리고 염증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폐에서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들이 연관된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중 ABO와 PPP1R15A 유전자에서의 변이는 코로나19 중증도와는 연관이 없었고 감염에 대해서만 연관을 보였다.
반면 코로나19 중증도와 연관을 보인 유전변이는 폐암 및 폐 섬유증에 관여하는 DDP9 유전자, 자가 면역 질환에 관련된 TYK2 유전자, 폐암과 관련된 FOXP4 유전자에서 발견됐다.
특히 FOXP4 유전 변이는 유럽인종에서는 2~3% 정도의 낮은 빈도를 보이는 반면, 동아시아인 또는 남아시아인에서는 40% 정도의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다.
더불어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멘델 무작위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던 것 중 어떤 부분이 중증 위험을 높이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과 체질량지수가 중증 코로나19 위험을 증가시키는 인과적 관계임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한나 강북삼성병원 연구지원실 교수는 “유로피안 데이터 중심인 대규모 유전학 연구에서 동아시아인 데이터로 참여해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감염병에 있어 유전학 연구 중요성을 시사했다”며 “향후 코로나19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