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기존에도 공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장기기증이 코로나19와 맞물려 접근성이 훨씬 낮아지면서 활성화를 위해 비대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추민영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 충청호남지부장은 최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개최한 '2021 KODA 글로벌 포럼'에서 “해외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로 확산으로 장기기증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내는 비대면을 활용한 장기기증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민영 부장은 “지난해 태국인 불법체류자 A씨가 지주막하출혈로 뇌사추정자로 통보돼 기증원이 주한 태국대사관을 통해 보호자에게 환자 상태와 장기기증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며 ”절차에 따라 비대면으로 동의서와 관계증명서를 수령한 후 심장, 폐장, 간장, 신장 등에 대한 기증을 완료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이동 제한 상황에서 양국 대사관과 KODA 협업을 통해 국적자의 뇌사장기기증‧시신 운송 및 지원금 지급 등 나눔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뇌사 장기기증 478명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지만 금년 상반기는 감소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 뇌사 장기기증은 478명으로 직전 해(458명)보다 6.2% 증가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기증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뇌사 장기기증 사례가 늘었다"면서 "뇌사자 가족들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간호사들의 역할이 크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간호사들이 뇌사자 보호자를 만나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올해는 장기 기증 건수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환자실 보호자 면회 시간은 25개 기관에서 축소됐고, 65개 기관에서는 전면금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추민영 부장은 “코로나 확산이 심화되는 수도권 의료기관 뇌사 장기기증은 94명에서 65명으로 전년 대비 38.9% 감소했다”며 “이는 코로나 확산에 따라 의료기관 방문자 수가 1차 유행 시기 58%, 2‧3차 유행시기 32% 감소되는 등 악영향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기증 설명을 위한 코디네이터 활동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중부 권역에서 홍보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전체의 38%에 불과할 정도로 접근이 제한됐다.
추민영 부장은 “중환자실 면회시간은 뇌사추정자 신고제 설명 및 코디네이터 면담 연계 시행에 최적의 시간이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병원 내 감염 증가로 다수 의료기관에서 면회 금지 또는 축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ODA는 의료기관 감염 지침에 따른 홍보와 기증관리 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좀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증원은 이런 병원 내 대면 영역 축소 흐름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 이영우 사무관은 "장기기증 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 합당한 정보 접근성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복지부도 '뇌사 추정자 통보 자동화시스템' 구축 등 접근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에 이런 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