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대한검진의학회가 현 건강검진 시스템에 대한 실제적 효용성에 의문을 던지며 검진기능 사후 관리를 의료기관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25차 학술대회에서 대한검진의학회 김원중 회장은 "국내 건강검진에선 68% 정도가 대사증후군으로 나온다. 해당 인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결국 건보재정 측면에도 관건이 된다"며 "정작 문제는 이렇게 발굴된 환자관리에 호응도가 12% 정도밖에 못따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건강검진 결과를 공단이나 보건소에서 사무적으로 환자에게 전화 통화나 우편물을 통해 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잘못된 보건관리료를 어디에 투입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건강검진 사후관리는 수검기관인 의료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방편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과 관련 대관업무를 강화해서 복지부나 공단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검진 인증과 평가작업을 함께 병행할 계획"이라며 "'건강검진 길라잡이' 가이드 책자를 발간하는 동시에 인증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 발굴과 이와 연계된 사후관리 시스템 정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내과의사회 검진학회 창립, 두개로 분열되는거 아닌지 우려돼"
오는 6월 대한내과의사회가 한국검진의학회를 창립하기로 결정하면서 23일 대한검진의학회는 검진의학 관련 분야가 두 개로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장동익 대한검진의학회 고문은 "이번 내과의사회에서 만드는 ‘한국검진의학회’는 내과의사들만 참여하는 학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 대한검진의학회는 13년 전 창립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잘 협력해서 검진의료기관 목소리를 일원화해 개원의들 제안을 국가 정책에 반영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별도의 검진의학회가 마련되는 것은 힘을 약화시킬 뿐"이라며 "별도 학회가 구성되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이왕 만드는 것이라면 기존의 대한검진의학회와 잘 협조해서 검진의학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욱용 고문 역시 내과의사회의 '한국검진의학회' 창립에 우려를 제기했다.
이 고문은 특히 "검진이라는 게 하나의 과만으로는 안된다. 여러 과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게 검진의학이다. 내과 홀로 검진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이다"라며, "내과,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과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한 개 과가 검진의학을 대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우리 검진의학회는 복지부와 공단과 유대가 있어 항상 상의해 일을 잘 하고 있다"며 "우리는 위상도 확실하고, 국가에서도 인정해 함께 협조하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