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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담관암 발병률 높은데 담도내시경 활용도 낮아'
문종호 교수 “조영술 한계 극복 가능, 급여 적용돼 많은 환자 도움 받길 기대'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췌장·담도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담도내시경 장비가 국내에서 잘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문종호 교수는 15일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 본사에서 개최된 미디어세션에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담관암 발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담도내시경 활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몸 속 깊숙이 있어 관찰이 어려운 췌담관계 질환 진단에는 조영제를 주입해 X-ray 촬영을 하는 ERCP(내시경적 역행적 담췌관조영술) 방식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암이나 담석 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ERCP 방식은 X-ray 영상을 통한 관찰 밖에 할 수 없어 정확성이 떨어진다.
문종호 교수는 “수술할 때 암이 장기의 어떤 부분에서 시작하고 끝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ERCP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우선 조직을 잘라낸 후 암이 남아 있으면 또 자르는 식으로 수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때 유용한 것이 내시경이다.
담도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병변을 직접 관찰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보스톤사이언티픽의 스파이글래스DS(SpyGlass DS)다.
스파이글래스 제품은 진단 뿐 아니라 난치성 담석 제거를 위한 레이저 쇄석술 등의 치료도 가능하다.
문 교수는 “특히 스파이글래스를 통한 조직검사의 정확도는 거의 90%에 달한다”며 “암에서 나타나는 신생혈관 같은 특징적인 소견이 있다면 별도 조직검사 없이도 췌담관에 삽입된 내시경을 통해 병변 이미지를 육안으로 직접 확인 후 바로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화질이 4배 이상 개선된 것도 장점”이라며 “담도관은 워낙 가늘기 때문에 이 관을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넓히고 카메라와 기타 여러 보조 장비를 삽입해 다양한 치료가 가능토록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담도내시경은 현재 국내서 10군데 남짓의 의료기관에서만 쓰이고 있다. 250만원 상당의 일회용 의료기기지만 수가 별도 산정이 되지 않는 탓이다.
문종호 교수는 “현재는 병원에서 고스란히 이 비용을 감당하고 있어 환자들에게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급여화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층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