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전세계가 1년 넘게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바이옴 혁신기술 개발을 통한 국민 면역증강 및 국가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을 의미하며 장(腸) 관련 질환 뿐 아니라 비만, 당뇨, 암, 자가면역질환, 우울증 등과도 연관성이 밝혀져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K-바이오헬스 포럼’에서 연자로 나선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장내 미생물이 약이 되는 시대가 왔다”며 “관련 제품 개발과 신속한 상용화를 위한 K-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크론병, 과민성 장증후군, 대장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한국인들 식습관이 육식, 가공식품 위주로 변하면서 장내미생물 중 유익균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역시 장내 미생물과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장(腸)에서 유익균 비율 더 낮고 이럴 경우 중증 이환 위험도 높아"
이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와 정상인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해 보면 확진자 장에서 유익균 비율이 더 낮았고 그럴 경우 중증으로 이환될 위험도가 더 높았다”며 “식단 등을 통해 장내미생물군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산학연이 힘을 모으자는 것이 이 교수 주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역설적으로 바이오 혁명을 통해 강력한 리더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비록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선 조금 뒤처졌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한 치료제 및 백신 개발 분야에선 적극 투자를 통해 선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실물자원 뱅크를 구축 사업을 시작해 운영중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천랩 등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 이정숙 박사는 “연구원에서 만 주 이상 균주를 갖고 있고, 이 중 연구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프로바이오틱스 19종에 대해 분양을 시작했다”며 “여러 연구자들이 이를 활용해서 좋은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의 가치가 무궁무진한 만큼 범부처 차원에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R&D 이니셔티브’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 조아람 사무관은 “여태껏 다른 나라들이 선제적으로 국가적 전략을 발표하고 R&D 투자를 해온데 반해 우리는 여러 개별 부처들이 과제별로 지원해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과기부와 복지부 등 7개 부처가 참여하는 예비타당성 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기초 원천연구 뿐 아니라 기반기술과 응용융합연구, 산업화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