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무릎 관절염 환자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을 경우 통증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무릎 통증에 대한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관절염 통증의 비수술적 치료 방법에 대한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연세의료원은 박관규 정형외과 교수, 조병우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무릎 관절염은 노년층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며 고령화에 따라 환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무릎 관절염의 여러 증상 중 무릎 통증은 관절염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지만 명확한 양상과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환자에 따라 관절염이 심하지 않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 없음에도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도 하고, 말기 관절염이 있음에도 큰 불편감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국내 60세 이상 추정 대상자 3552만4307명을 대상으로 무릎 통증의 유병률을 조사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등 각종 대사질환과 무릎 통증과의 연관성을 다변수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했다.
국내 60세 이상 추정 대상자수 3552만4307명 중 1063만836명(29.9%)이 무릎 통증을 호소했는데, 특히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군(방사선학적 관절염 등급 2단계 이상) 2029만421명 중 811만9372명(40%)에서 통증이 확인됐다.
무릎 관절염이 있는 60세 이상 한국인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무릎 통증과 연관(교차비 1.24, 95% 신뢰구간 1.02-1.52)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환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없는 환자들에 비해 무릎 통증이 발생할 확률이 24% 증가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관절염이 없는 환자군(방사선학적 관절염 등급 2단계 미만)에서는 어떤 대사질환도 무릎 통증과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 결과들은 성별, 나이, 체질량지수, 거주지역, 가구 소득, 알코올 소비량, 신체활동 정도, 교육 수준 등을 보정한 결과다.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을 고콜레스테롤혈증 상태에 따라 정상군,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군, 고콜레스테롤혈증 비조절군으로 나눠 비교했을 때,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정상군에 비해 높은 수준의 무릎 통증을 보였다. 그러나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 여부는 무릎 통증 수준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박관규 교수는 “동물연구와 실험실 연구 등에서 골관절염이 대사증후군과 같은 내과적 대사질환들과 연관이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밝혀지고 있지만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사질환과 무릎 통증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무릎 통증 간 연관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