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삼성의료원 산하 병원들이 연달아 반가운 소식을 맞이했다.
삼성창원병원은 염원하던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성공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5년 만에 메르스 손실보상금 607억원을 보건복지부로부터 지급받게 됐다.
병원 차원서 역점을 뒀던 중요 사안이 해결되면서 두 병원의 위상 제고 및 역량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창원 “시설 투자·서울 의료진 영입 등 강화, 창원시민 의료 질 높이고 비용은 낮추겠다”
삼성창원병원은 29일 ‘창원 최초 상급종합병원’ 진입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29일 보건복지부는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원장 홍성화)이 4기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됐다고 발표했다. 병원은 내년 1월 1일부터 3년간 3차 의료기관으로 운영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성공한 삼성창원병원 앞으로도 중증환자 치료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홍성화 삼성창원병원장은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이 없던 경남 창원시는 물론, 동남권 의료수준 향상을 이끌어가는 대학병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가까운 시일 내 방사선 암치료 선형가속기가 도입된다. 선형가속기는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정밀한 암 치료가 가능한 신식기기다.
삼성서울병원 소속 의료진 영입도 계속된다. 이경수 영상의학과 교수가 곧 창원병원에 합류할 예정이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부총장을 역임한 이 교수는 2017년 삼성서울병원 ‘올해의 교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창원 지역 의료전달체계가 안정화돼 중장기적으로 지역민들 의료비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원활한 진료를 위해 지역민들에게는 상종 진료에 필요한 진료의뢰서 지참을 홍보하고 지역 의료기관들과도 회송체계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창원병원은 2차병원으로 운영되는 동안에도 지역 최대 규모 의료기관으로 역할했다. 100만명 창원시민의 의료인프라를 도맡으며 사실상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꾀했던 삼성창원병원은 암과 같은 중증질환과 심장, 뇌졸중과 같은 응급질환의 적정성 평가에서 수년간 1등급 의료기관의 자리를 고수해왔다.
시설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2016년에는 새 본관 개원을 하면서 인프라가 대폭 개선됐다. 올해 3월에는 로봇수술센터, 위암센터, 유방‧갑상선암센터를 신설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8년부터는 의료진 보강을 위해 같은 삼성의료원 산하 삼성서울병원 시니어 의료진을 영입했다.
국내 척추질환의 권위자인 신경외과 어환 교수, 췌담도암센터장 최성호 교수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영상의학과 변홍식 교수, 2020년에는 국내 위암 수술 명의로 손꼽히는 외과 김성 교수가 이 시기 창원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서울 “메르스 보상금 지급 복지부 결정 감사, 감염병 사태 철저히 대응”
삼성서울병원(원장 권오정)에도 이날 희소식이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발생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병동 폐쇄 등에 대한 손실보상금 607억 원을 이날 지급했다고 밝혔다. 손실보상금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시작된 지 5년, 대법원 판단이 나온 지 7개월 만이다.
큰 병원에도 적지 않은 규모의 보상금이 이제야 지급되며 병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 당시 입은 손실은 병원추산 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사태 이후 몇 년간 발생한 적자는 지금까지도 병원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권 병원장은 지난달 개원26주년 기념사에서 “병원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보상금이 지급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각종 시설투자도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지난 달부터 별관 리모델링 공사가 본격화됐고, 내년에는 원내 물류이송 시스템과 비대면 진료 시스템 개선 등이 예정됐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복지부 결정에 감사하다”며 “코로나19로 엄중한 상황에서 의료기관 방역업무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보상금의 향후 운용 계획에 대해선 “지금은 감염병 사태 대응에 전념하는 시기로 구체적인 계획이 논의되진 않았다”고 말하면서 “공익을 추구하는 의료기관인 만큼 기본적으로 모든 자금은 의료시설과 인력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손실보상금 지급 소식에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병원 의료진들의 사기가 진착됐다는 반응도 관측됐다.
기나긴 법정 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씻기지 않았던 ‘메르스 확산 주범’ 오명을 완전히 떨쳐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속 한 교수는 “메르스 손실보상금은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병원과 의료진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했다”며 “이제서라도 지급이 이뤄져 다행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