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족부 질환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발에 난 작은 상처도 낫지 않고 궤양으로 악화, 심하면 발가락을 절단해야 한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철호 교수팀(이윤상 · 강성운 박사)과 정형외과 박영욱 교수는 성호르몬인 GnRH가 당뇨병성 족부 궤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수행했다.
동물실험은 당뇨에 걸린 생쥐에 상처를 내고 GnRH, GnRH antagonist(길항제,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한쪽 약물이 다른 약물의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양쪽 약물의 효과가 상호 감소시키는 약물)를 상처부위에 처리해 GnRH가 당뇨병성 상처 치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GnRH는 난포자극호르몬(FSH)와 황체형성호르몬(LH)를 분비하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으로, 당뇨병과의 관계는 거의 밝혀져 있지 않았다.
연구 결과 상처부위의 호중구(선천성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에서 GnRH 수용체가 발현돼 호중구가 GnRH에 반응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GnRH의 처리 시 호중구가 죽어가는 과정인 NETosis의 유도가 촉진됨을 여러 실험실 실험(in vitro)을 통해 발견했다.
또한 GnRH antagoinst를 GnRH와 함께 처리 시 NETosis 유발이 억제됨을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호중구는 병원체 감염시 가장 최전선에서 먼저 반응하는 선천 면역세포 중 하나로, 혈액 내 백혈구 중 50~70%를 차지할 만큼 흔한 세포다. 따라서 호중구의 사멸인 NETosis의 촉진은 당뇨병성 족부 궤양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추측된다.
연구팀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 궤양의 원인으로 GnRH이 될 수 있고, 이를 조절함으로써 상처 치유가 잘 안 돼서 생기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철호 교수는 “그동안 당뇨병성 족부 궤양에서 상처 치유를 촉진하기 위해 조직 재생을 돕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혹은 고압산소 치료 등을 이용해 왔다”며 “이번 연구는 GnRH antagoinst를 통해 당뇨 환자의 상처를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8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Cellular & Molecular Immunology(IF:8.48)에 ‘GnRH impairs diabetic wound healing through enhanced NETosis(GnRH는 NETosis를 유발하여 당뇨병성 상처의 치유를 방해한다)’ 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