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했을 때 이를 이겨내는 면역체계에 있어 조절 역할을 수행하는 ‘MARCH5’ 단백질 기능을 규명한 연구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조혜성 교수팀[사진]이 ‘MARCH5’ 단백질이 인체 내 선천성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즉각적으로 대응해 면역물질인 ‘인터페론’과 ‘사이토카인’을 생산 및 분비하며 침입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선천성 면역반응체계를 가동한다. 수많은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RIG-I 단백질이 세포에 침입한 외부 바이러스의 RNA 게놈을 인지해 활성화되고, 다시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MAVS(Mitochondrial AntiViral Signaling) 단백질을 활성화해서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생산을 촉진한다.
RIG-I 단백질과 MAVS 단백질은 활성화됐을 때 단단한 다중체(oligomer)를 형성하는데, 다주에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면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을 지나치게 많이 생산하는 ‘싸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유발할 수 있다.
싸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과도한 면역반응이 지속되면 정상의 신체 조직을 심각하게 파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외부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효과적인 면역반응체계가 가동되는 것 뿐만 아니라 차단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RIG-I와 MAVS가 활성화됐을 때, MARCH5 단백질이 활성화된 MAVS뿐만 아니라 RIG-I 활성복합체를 선택적으로 인지함과 동시에 분해함으로써 과도한 인터페론 생성을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규명했다.
MARCH5 단백질은 활성화된 RIG-I와 MAVS 복합체에 각각 유비퀴틴이란 단백질을 접합해 표시하고, 접합된 RIG-I와 MAVS 복합체는 단백질분해효소복합체(프로테아좀, proteasome)로 이동, 단백질 분해효소들에 의해 분해된다.
반면 MARCH5가 결핍되면, 활성화된 RIG-I와 MAVS 복합체가 분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존재해, RNA 바이러스 감염 시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생성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작용기전을 제시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조혜성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규명한 MARCH5 단백질은 바이러스 감염 시 면역물질인 인터페론과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생성을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매우 중요한 ‘타이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현재 코로나19와 같이 인류에 위협이 되고 있는 ‘신종·변종 바이러스 감염병 대응 및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15년 세계적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한 데 이어, 2020년 3월 국제학술지 Cellular Signalling에 ‘Dual targeting of RIG-I and MAVS by MARCH5 mitochondria ubiquitin ligase in innate immunity(선천성 면역에서 MARCH5 미토콘드리아 유비퀴틴 리가제에 의한 RIG-I 및 MAVS의 이중 표적화)’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