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한국여자의사회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정책을 백지화하고 중장기적인 의사인력 수급방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 집단과 머리를 맞대 협의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한국여자의사회(회장 윤석완, 이하 여의사회)는 24일 성명문을 통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사인력 양성 시책은 단순히 정치적인 판단으로 내려진 결정”이라며 정부가 의료계 요구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여의사회는 “최근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고 대한의사협회도 제2차 총파업을 벌이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모든 문제의 책임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등 무리한 의료시책을 주도한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4대악 의료정책’을 즉각 철회하는 것으로부터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피력했다.
여의사회는 향후 10년간 의대 입학정원을 4000명 늘리고,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여의사회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야기되는 의료문제는 의사 수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의료수가와 불합리한 의료전달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욱이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지방 소도시나 지역에서는 기존 의사들도 의료시설 규모를 축소하거나 개업을 접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런 마당에 지역의사 양성 제도 도입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치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실제 의사를 양성한다고 해도 그때 가서는 목표한 대로 써먹기 어려울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여의사회는 “정부는 무턱대고 의사 수를 늘리기보다 환자들이 1‧2차 의료서비스만이라도 관내에서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와 적정한 수가체계를 확립하는 일이 순서다. 이를 통해 지방에서도 환자들 수요가 있고, 수익이 뒷받침돼 의사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의사들의 수평 이동은 자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와 함께 비대면 진료의 활성화 방안이나 첩약 급여화 시책 또한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전문가 집단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룬 뒤 추진 여부를 판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자의사회의 “이 같은 요구는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 의료 백년대계를 위한 충정이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우리의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요구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이라는 대의명분에서 투쟁과 저항에 나설 것을 밝혀둔다”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