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중환자 치료 지침 마련에 대한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수도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관련 "2차 대유행에 대비해 코로나19 중환자에 대한 진료 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중환자 급증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미 여러 차례 있어왔다. 지난 3월 대구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할 당시 중환자의학회는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에 총 6차에 걸쳐 의료진(중환자전문의 22명, 간호사 11명, 군의관/공보의 6명)을 파견해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당시 홍성진 전 회장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해서 “중환자가 급증한다면 일반 환자와 달리 ‘전국에 몇 병상을 확보했다’며 안심할 수가 없다. 중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앰뷸런스가 거의 없어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확진자 급증 뒤 수반되는 중환자 치료 문제를 우려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학회의 지적이다.
수도권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인 8월 초 개최된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도 학회는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와 관련해 ▲컨트롤타워 부재 ▲불충분한 중환자 이송시스템 ▲중환자 관련 병실 현황 파악 필요 등을 지적했다.
당시 이상민 이사는 “수도권 대유행에 대비한 의료기관 간 이송체계 구축도 중요하다”며 “정부기관과 민간단체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지난 3월1일부터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전국 52개 병원 중환자실의 코로나19 중환자수와 가용병상수 실태를 매일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가용중환자병상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5일 주영수 코로나19 공동상황대응실장도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24일 기준 가용 중환자 병상은 7개 정도이며 이달 30일 전후로 증환자가 가장 많이 입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이상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측 요구다.
학회는 "인구 밀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하루 평균 300-400명 이상의 중환자를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방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학회의 지속적인 제안은 수용되지 않았고 결국 준비 없이 2차 대유행을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며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병상의 규모나 의료인력의 한계가 명확한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는 방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거점전담병원의 중환자 병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거점전담병원 내에서 중환자실로 전환이 가능한 병상에 시설과 장비를 설치하고, 외부 의료진의 수급을 통해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최대한 많은 수의 병상을 확보할 것을 제안한다"며 "또한 중환자 전문 의료진과의 정책적 논의 창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공동대응상황실을 통해 중환자 병상 현황을 공유하고, 병원 간 중환자 이송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회는 "실시간 정확한 병상현황 공유를 통해 향후 위중환자 추이에 따른 중환자병상 확충 방안 모색 및 효율적인 중환자배분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중환자이송시스템을 활성화하고 급성및 만성질환자의 진료공백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