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0여일 째를 맞고 있는 남원의료원이 파업 전(前) 입원환자를 미리 퇴원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남원의료원에 따르면 파업 전 300여명이던 입원환자는 현재 8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파업 하루 전 퇴원 또는 전원을 시켰기 때문이다.
환자들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남원시 보건소 관계자는 “파업 하루 전부터 퇴원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그때부터 민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남원의료원은 현재 5개 병동 중 한개 병동만을 운영하고 있다. 간호사 9명이 2교대로 20여일째 근무하고 있으며 노사는 서로 "상대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에서 파업 4일 전부터 입원환자들을 퇴원시키기 시작했다”며 “진료과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종의 사용자 파업”이라며 “이해할 수가 없다. 파업을 이유로 입원환자를 퇴원시키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파업에 들어가기 전에 환자 절반 이상이 줄어들었고 문제는 병원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원은 "환자 이송은 노조 요청에 따른 것이다. 노조가 병원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에서 지난 12월 3일 공문을 보내왔다"며 "공문에는 7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니 환자 및 보호자 이용객 등 환자 입퇴원 관리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조치해 달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필요시 환자이송 등 조치를 취해 달라. 그렇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은 귀 병원에 귀속된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현재 간호사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해 병동을 실제 움직일 인력이 없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현재 5급 수간호사 몇명을 제외한 다른 간호사들은 모두 파업에 참여한 상황이다.
하지만 병원 파업을 이유로 환자들이 대거 퇴원한 경우는 없다. 가장 최근 약 한 달간 파업이 이뤄진 이화의료원도 입원환자 대부분이 퇴원하지는 않았다. 환자 상태가 파업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파업을 이유로 환자를 퇴원시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법적 제재는 없을 전망이다. 관할 보건소에서 이러한 상황이 진료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파업 당일은 환자들 입퇴원이 몰려 혼잡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의사 판단에 따라 환자들을 전원ㆍ퇴원시켰다면 문제가 없다”며 “위법 소지가 있었다면 즉각 나섰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