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서울대학교병원장 공모 일정이 발표됐다.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주요 보직자 및 인사들은 국내 최고 의료기관 수장을 향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1978년 특수법인으로 전환, 2004년까지는 이사회에서 병원장 후보를 선정, 투표를 실시해 1위와 2위를 교과부와 대통령에 추천했다.
이후 2004년 첫 공개모집을 통해, 성상철 교수가 27년 전통을 깨고 병원장이 됐다. 성상철 병원장 연임 이후 지난 2010년에는 정희원 교수가 오병희, 김중곤 교수를 누루고 서울대병원장에 임명됐다.
교육부는 4월 4일부터 이틀간 서울대학교병원장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개모집 절차에 들어간다고 지난 3월 27일 공고했다.
지원 자격 요건은 우선 의과대학 교원으로서 10년 이상 교육, 의료법 제2조 규정에 의한 의료인으로서 10년 이상 경력을 갖춰야 한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결격사유) 각호의 1에도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 임용기간은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 제9조 및 서울대학교병원 정관 제18조에 의해 3년이다.
지원서 제출 시 갖춰야 할 서류는 소정양식의 이력서, 경력증명서, 자기소개서, 병원경영계획서 및 연도별 경영실천계획서 등이다.
원서접수가 마감되면 9명으로 구성된 서울대병원 이사회는 비공개 투표로 복수의 병원장 후보를 선출, 교육부에 추천한다. 교육부는 청와대 재가를 통해 최종 병원장을 임명한다.
이사회는 서울대총장을 비롯 서울의대학장, 서울대치과병원장, 서울대병원장, 교육과학기술부·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 차관, 사외이사 2명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정희원 병원장 불출마
차기 서울대병원장 자리를 놓고 김중곤, 노동영, 방문석, 오병희 교수[가나다 순] 등이 경쟁하는 4파전의 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당초 출마가 예상됐던 정희원 현 병원장은 지난 4일 간부회의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던 정 원장의 불출마로 이번 선거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들 외에 출마가 거론됐던 정진엽 교수(분당서울대병원장), 이철희 교수(보라매병원장)는 공모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김중곤 교수의 경우 이번에 지원하게 되면 네 번째 도전이다. 김 교수는 전 원장인 성상철 원장과 두 번이나 맞붙어 모두 패한데 이어 현 정희원 원장에게도 고배를 마셨다.
서울고와 서울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지난 2009년 9월 강원대병원장 직을 수행했다. 서울대 재정위원과 서울의대 기획조정실장, 서울대병원 연구개발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면역학회와 대한소아임상면역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서울대암병원장인 노동영 교수는 암병원개원준비단장 등을 역임, 서울대암병원 개원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노 교수는 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 유방센터장, 암센터장 등을 지냈다.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 한국건강유방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는 등 유방암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지난 2011년 '한국의 노벨의학상'이라 불리는 분쉬의학상을 외과학 분야에서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근골격계 질환 분야의 대가로 척수손상 및 뇌성마비 분야 권위자인 방문석 교수는 지난 2011년 6월, 대학병원 교수로는 첫 2년 임기의 국립재활원장에 취임해 현재 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아 1997년부터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근무했다.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차기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본원 진료부원장, 기획조정실장, 강남센터 원장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오병희 교수도 3년 전(前) 현 정희원 원장과 격돌한 바 있다.
오 교수는 경북고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대한순한기학회에서 대외협력이사와 학술이사를 역임했으며, 지난해 10월 ‘Pulse of Asia(펄스오브아시아)’제4차 학술대회(9월 29∼30일·호주 시드니)에서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네 후보 ‘변화·전문성’ 등 경쟁력 내세워…“서울대병원 미래 설계 적임” 천명
병원장에 재차 도전할 것이라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김중곤 교수는 이번 4번째다. 그는 앞서 성상철 전 병원장과 2차례, 정희원 병원장과 1차례 격돌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강원대병원장을 역임하며 쌓은 병원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가 필요한 서울대병원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친이 노관택 전 서울대병원장인 노동영 교수(외과)는 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과 유방암센터장을 거쳐 현재 암병원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은 분명하다.
현재 국립 재활의료원장직을 맡고 있는 방문석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법인화 된 이후 최연소 병원장 후보다. 젊은 피 수혈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서울대병원의 대대적인 변신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에선 50대 초반의 CEO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2010년 병원장직을 두고 정희원 현 병원장과 경쟁한 바 있는 오병희 교수는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강남센터 원장, 진료부원장을 두루 거쳐 많은 경험이 강점이다. 행정능력과 경영시스템 운영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심경 변화 등 변수는 있지만 이들 5명이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물망에 오른 교수 모두 내외부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선임 가능성을 속단하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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