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늘침 대신 카테터를 삽입해 에탄올 경화술을 시행할 경우 난소 기능은 유지되면서 자궁내막종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신지훈 교수·산부인과 김성훈 교수팀은 자궁내막종 환자 22명에게 카테터를 이용해 에탄올 경화술을 시행한 결과, 자궁내막종의 지름이 평균 5.5cm에서 1.4cm로 약 4배 감소했으며, 자궁내막종의 부피는 96.4%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진 자궁내막종은 매달 생리로 빠져나가야 할 자궁 내막 조직이 난소에 착상 및 증식하는 질환이다.
수술로 치료할 경우 혹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난소 조직에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난소 기능이 이미 떨어진 환자나 수술 후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는 남아있는 난소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에탄올 경화술이 시행된다.
에탄올 경화술은 질을 통해 얇은 바늘침을 삽입, 자궁내막종에 접근한 뒤 혹 안 이물질을 흡인해 제거하고 그 안에 에탄올을 넣어 자궁내막종 안쪽 세포들을 화학적으로 파괴한다.
다만 바늘침의 두께가 매우 얇아 점도가 높은 자궁내막종 내용물을 깨끗하게 흡인하기 어려워 시술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재발률이 약 15% 정도로 높은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바늘침 대신 카테터를 이용한 2세션(2회) 에탄올 경화술을 받은 난소 기능이 저하된 자궁내막종 환자 22명(31개 병변)의 치료 효과를 6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단면적이 바늘침보다 두꺼운 4~6mm² 내강 카테터를 사용해 자궁내막종 내용물을 보다 확실하게 제거했으며, 동일 시술을 2번 시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시술 도중 조영제를 삽입해 내용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혹 외벽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는지 확인함으로써 에탄올이 난소 주변으로 누출되는 상황을 방지했다.
그 결과, 자궁내막종의 지름이 시술 전에는 평균 5.5cm에서 시술 6개월 후 1.4cm로 약 4배 감소했다. 자궁내막종 부피는 시술 전 114.6㎤에서 시술 6개월 후 3.4㎤로 약 96.4% 줄었다.
환자의 난소기능을 측정하는 혈중 항뮬러관호르몬 농도는 시술 전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 없이 건강하게 유지됐다.
관찰 기간에 치료된 자궁내막종이 다시 성장한 경우는 없었으며, 시술과 연관된 주요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다.
신지훈 교수는 "카테터를 이용한 2세션 에탄올 경화술의 경우 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난소 기능을 보전할 수 있고,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질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시술이 진행되다 보니 흉터가 남지 않고 통증이나 합병증도 적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대부분 난소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시술 대상을 확대해서 더 많은 자궁내막종 환자가 건강하게 치료받고 삶의 질(質)도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