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의 향후 국내 도입에 대비해 정부와 전문가 집단이 진단 및 질병분류, 급여 등에 있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8월 29일 주최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조기발견과 의료적 치료접근성 향상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불러일으킬 변화와 그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조기발견 사회적 의미와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최근 인지중재치료와 항체 치료제 개발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리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지난 7월 6일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항아밀로이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을 정식 승인했다.
레켐비는 3상 임상시험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대조군 대비 27% 지연되는 효과를 보였다. 기존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과 달리 부작용도 크지 않아 사실상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전은정 보건복지부 노인건강과장은 “효과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경구용 치료제까지 개발되면 더 많은 환자들이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최성혜 인하대병원 교수는 “2025년경 국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 그 사이에 대한치매학회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준비해야 할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켐비를 투여할 환자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해 나갈 것인지 정교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값이 지나친 고가, 환자 및 보호자에 실질적 도움되는 방안 더 많이 필요"
이견도 있었다. 조동찬 SBS 보건의료전문기자는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 연간 3300만원의 치료제는 상당한 부담”이라며 “치료제 개발은 당연히 환영하지만 여기에 ‘올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08년부터 운영 중인 치매노인주간보호센터나 방문요양센터와 같이 실질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성혜 교수도 “재정적 여유가 된다면 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보호사를 주말에도 지원하거나 시간을 확대하는 등 환자와 보호자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 고려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호진 교수는 “저소득층을 위한 비약물 치료도 활성화돼야 한다면서도 대신 검증된 기기가 필요하다”며 “관련 학회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치매안심센터에도 시험용이 아닌 실제 치료에 도움이 되는 기기를 제공할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