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비대委, 윤대통령 담화 조목조목 반박
"원인 몰이해‧본질 호도‧의료계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 오히려 사태 더 악화"
2024.04.04 12:19 댓글쓰기



자료제공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이번 사태 원인에 대한 몰이해는 물론 본질에 대한 호도, 의료계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가득하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3일 저녁 '4월 1일 대통령 담화문에 대한 팩트 체크'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담화문 내용이 현재의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의정(醫政)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개혁 패키지, 재원 마련 방안 부재…허울뿐인 공약 우려"


비대위는 우선 '정부는 4대 의료개혁 패키지에 그동안 의사들이 주장한 과제를 충실하게 담았다'는 담화문 내용에 대해 "정부 대책은 오래전부터 반복해 내놓은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대책을 마련하고도 재원이 없어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것으로, 이번 방안에도 구체적으로 안정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빠져있다"며 "대통령 말씀이 허울뿐인 공약이 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또 '우리나라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OECD 국가들 가운데 1위'라는 주장에 "정부가 인용한 자료는 전체 의사가 아닌 개업의, 그중에서도 전문의 소득 자료"라며 "OECD 38개국 중 9개 국가만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다. 연봉 세계 1위인 미국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사들의 평균 소득은 OECD 국가의 GDP 환산 20위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교육 역량 확보 필요하면 단계적 증원해야 한다면서 일시에 2000명 늘려"


비대위는 윤 대통령이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한 것 역시 비판했다.


특히 비대위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대학에 증원 여력이 있는 경우 2025학년도 정원에 우선 고려하고, 증원 수요는 있으나 추가적인 교육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 대학의 투자계획 이행 여부를 확인해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증원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짚었다.


비대위는 "이 같은 발언에도 계획됐던 합리적인 접근을 무시하고 일시에 2000명을 늘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또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의 근거로 활용한 3개의 연구보고서 책임 저자들은 모두 지난 3월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매년 2000명씩의 급격한 증원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면서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했다면 그 산출 과정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의평원 "정부와 논의 참여 無, 이번 증원이 의학교육 퇴보시킬 것"


의료계와 협의 여부에 대해서도 대한의사협의회의 그간 입장을 갈음해 반박했다.


비대위는 "의정 간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한 논의는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의협은 의료사고 부담완화, 적정보상,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 의대생 증원 시 의학교육의 질 담보 방안 등 보다 구체적인 대책만 제시한다면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의대 정원을 늘려도 교육의 질(質)은 떨어지지 않음을 여러 통계와 조사로 확인했다'는 대통령의 발언에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지난 3월 25일 발표한 성명을 제시했다.


의평원은 당시 성명에서 "이번 증원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나 조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없으며,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일시에 대규모로 이뤄진다면 의학교육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음을 일관되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의평원은 또 "각 대학의 교육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발표된 정부의 증원과 배분안은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을 통해 이룩한 우리의 의학교육을 퇴보시킬 것이며, 이런 교육을 받은 졸업생의 자질과 역량도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이외에도 윤 대통령이 '영국과 독일의 의사 수가 우리나라보다 많다'고 발언한 것에 "영국, 독일과 같이 의사를 만나려면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하고, 전문의를 만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의료를 우리 국민들이 원하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보고서를 마무리하며 "독단적인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을 즉시 중단하고 대통령께서 제안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의료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합리적이고 신중한 정책을 추진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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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 04.04 15:51
    인간과 대화가  아닌  그냥  두창이와

        전쟁 중 이다^^ 의사  졔거가  본질 임
  • 원적산 04.04 14:19
    다 좋다. 그러나 한국의학교육 평가원의 성명은 겨우 원론적인 내용에 불과한 언급뿐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2천명을 각 대학에 나누어 준 뒤에 겨우 발표한 것은 시의적절하지 못한 일이다. 그 어떤 단체보다도 가장먼저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며 적절한 시기에 맞게 강력한 의견을 제시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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