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환자가 코로나19(코로나) 예방 접종시 코로나 감염 후 중증 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허경민,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지만, 가천의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으로 감염병 분야 국제 권위지인 감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IF=6.4) 최근호에 발표했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주가 유행하면서 전체적으로 중증도가 감소하지만, 고형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의 중증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
고형 장기이식이란 간, 콩팥, 폐, 심장 등 고형 장기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다른 사람 장기를 이식하는 치료다. 다른 사람 장기를 이식받으면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데, 이로 인해 여러 감염에 취약해진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은 코로나 감염과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장기이식 수혜자들이 다른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해서 이식이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와 질병관리청 코로나 확진자 예방접종자 자료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코로나로 확진된 6783명의 고형 장기 이식 수혜자를 비슷한 특성을 가진 2만6982명의 미이식인과 비교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주 유행 기간에 감염돼 미이식인 가운데 0.66%만 중증으로 진행됐지만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은 3.83%가 중증 코로나로 진행했다.
특히 폐(13.16%)와 심장(6.30%) 이식 수혜자의 중증화율이 높았다. 이를 토대로 여러 변수를 보정한 결과, 이식 수혜자 중증화 위험은 미이식인 대비 3.22배에서 18.1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 예방접종을 2회 이상 받은 사람의 중증화 위험은 미접종자에 비해 47%정도 낮았고, 3회 이상 접종 시 중증 예방효과는 64%로 나타났다. 예방접종 효과는 40세 이상에서 고르게 나타났으며 오미크론 변이주 유행시기에도 꾸준한 효과를 보였다.
허경민 교수는 “코로나19 중증도가 낮아지면서 함께 하는 감염병이 됐지만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은 여전히 위험할 수 있는 병”이라며 “장기 이식자를 비롯해 면역저하자들은 권고에 따라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