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로 필수의료 소생을 기대하는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연계 효과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학회를 중심으로 다수 감지된다.필수의료를 소생키 위해서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의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의대 증원확대에서는 해결할 방안은 물론 유인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의학계에서도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필수의료 소생에는 의문 부호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희준 뇌졸중학회 이사장(서울의대 신경과)은 “의대정원 확대만으로는 필수의료 회생은 안 될 것 같다. 핵심은 필수영역으로 인력이 모일 수 있게 만드는 디테일이 핵심"이라며 "단순히 인원만 늘린 것은 문제 해결의 본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인력 증가를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수능을 잘 보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막연한 이야기 같다”며 “필수의료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에서는 필수영역 유인 환경과 제도,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노동 강도와 위험도를 반영한 적정 수가 책정 및 현실적인 당직현황 개선 및 보상 확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인 보호 방안 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필수의료 인력 부족 현상 심화…땜방 처방으로는 해결 안돼
필수의료 인력 부족은 이미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을 넘어 뇌졸중을 담당하는 신경과에서도 감지된다.
실제로 국내에는 뇌졸중 취약지가 다수 존재하며,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는 해당하는 진료권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등과 같은 뇌졸중 최종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수련 병원 뇌졸중 전문의는 209명에 불과하다. 일부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전문의 1명이 4~500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는 실정이다.
김태성 뇌졸중학회 홍보이사(서울의대 신경과)는 “신경과 의사가 뇌졸중 의심 환자를 진료할 경우 진찰료가 없고, 24시간 뇌졸중 집중 치료실 전담의 근무 수당은 2만 7730원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 인력을 보충하려고 해도 지원자가 없다”고 토로했다.
의대정원 확대…기대보단 우려감↑
이 같은 의견은 타 학회 임원진들의 의견에서도 확인됐다. 의대 정원 확대로 발생할 긍정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에 더욱 우려감을 표했다.
A학회 임원진은 “의대정원 2000명 발표로 전문의 교육의 질 담보에 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아쉬운 점은 필수의료로 불리는 영역에 대한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현재 의대에 진학할 세대들은 소위 말하는 워라벨에 누구보다 민감한 세대”라고 말했다.
B학회 임원진도 비슷한 입장이다. 사명감에 기댄 필수의료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B학회 임원은 “과거 의사들 사명감에 기댄 필수의료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 각 과별로 전문의를 유인할 방법이 없다면 폐과에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의대 정원 확대를 넘어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