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영양분‧노폐물 이동 '모세혈관 형성' 첫 규명
서울아산병원 이준엽 교수팀 "노화 관련 황반변성·퇴행성뇌질환 치료 실마리 기대"
2024.02.08 05:52 댓글쓰기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서대하 교수팀이 창문형 모세혈관의 구멍 형성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국내 연구진이 체내 영양분과 노폐물이 이동하는 ‘창문형 모세혈관’ 형성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


창문형 모세혈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황반변성이나 퇴행성 뇌질환 등 난치성 질병 치료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와 서대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팀은 창문형 모세혈관 구멍이 ‘세포막 소포체 연관 단백질(PLVAP)’ 분자 움직임과 결합 형태에 따라 형성되고 그 패턴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모세혈관 종류인 ‘창문형 모세혈관’은 세포막에 작은 구멍들이 뚫려있고 가림막(diaphragm)으로 일부분이 닫혀있는 구조다. 뇌를 비롯해 안구, 신장, 갑상선, 장 점막 등 주요 장기에 분포한다.

 

모세혈관 작은 구멍으로 산소와 영양분 등 물질이 교환되며, 가림막은 혈액 속 중요한 물질들이 새지 않고 정상적으로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이때 구멍과 가림막 구조를 구성하는 세포막 소포체 PLVAP가 혈관내피세포를 통과하는 물질 이동 과정에 소낭을 형성, 혈관 투과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단백질로 알려졌다. 다만 형성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이 PLVAP에 집중해 단분자 이미징과 머신러닝으로 수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PLVAP 분자가 혈관내피세포의 세포막에서 불규칙적으로 이동하다가 상호작용으로 분자끼리 결합하는 소중합체(올리고머)를 형성하면 이동을 멈추고 육각형 배열을 만든다. 


이러한 분포 규칙성과 패턴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되는 조직의 모세혈관 구멍 크기 및 간격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PLVAP 분자들 움직임과 결합 형태에 따라 혈관 창문의 형성과 그 패턴이 결정되며, 이런 전환은 가역적인 현상이다. 


연구팀은 동물모델 실험에서도 동일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준엽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관이 구멍을 형성하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을 뿐 아니라 그 위치와 패턴이 주변 환경 영향을 받아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증명한 획기적인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PLVAP 분자를 조절함으로써 노화와 관련된 황반변성이나 퇴행성 뇌질환 등 난치성 질병들 병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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