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 머리 또는 척추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경막 절개 부위에 접착제를 바르거나 부착한 후 빛을 쪼이면 수술 시 절개했던 경막이 순간 봉합되며 지혈까지 완료되는 새로운 의료용 기술이 개발됐다.
부산대학교는 첨단 의료용 광(光) 가교 소재 기술을 활용한 '외과용 조직 봉합' 의료기술을 민간에 기술이전 했다고 7일 밝혔다.
부산대 산학협력단은 부산대병원 및 부산대 기술지주 제17호 자회사인 에스엔비아와 신경외과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히알루론산 기반 광 가교 액상 접착제 및 지혈 패치' 개발에 성공해 지난 5일 기술이전 계약 체결까지 완료했다.
부산대는 2022년 세계 최초로 히알루론산을 이용해 각막 봉합 및 안구 재건 수술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안과용 광 가교 액상 접착제'를 선보인 후, 후속 연구를 통해 지혈에 대한 광범위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신경외과 임상 현장용 '광 가교 경막 봉합용 실란트'를 개발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상처 봉합을 외과학의 오랜 난제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신경외과 분야에서는 봉합사를 이용해 경막을 봉합하지만, 시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바늘에 의한 추가적인 조직손상이 우려돼 새로운 조직접착 및 봉합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다양한 조직 접착제 및 경막 봉합용 접착제가 개발됐지만, 점막 및 출혈 부위에서도 높은 접착력을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지혈 효과를 발휘하고 생체적합성이 우수한 제품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상용화된 제품은 사용 시 압박으로 인한 뇌부종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에 3개 기관이 공동 개발한 신경외과용 경막 봉합 실란트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화학적 가교 방식이 아닌 '빛에 의한 광 가교' 방식을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광 가교를 이용하면 임상의가 원하는 순간에 간단한 광조사만으로도 5초 미만 짧은 시간 내 순간적인 봉합 및 지혈을 할 수 있다.
기존에는 광 가교를 위해 높은 광출력과 장시간 광조사가 필요해 안전성 우려가 있었고, 가교된 접착제의 기계적 강도 및 유연성도 낮아 응용 분야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경막 봉합용 광 가교 실란트는 저출력 광조사에서도 빠르게 가교되는 순간 접착이 특징이다.
생체 내 존재하는 고분자인 히알루론산을 사용해 안전성을 높임으로써 기존 광 가교 소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임상 진입 가능성에 더욱 다가서고 있다.
경쟁사인 프랑스 티슘(Tissium)사가 세계 최초로 의료용 광 가교 접착제를 개발해 신경 접합 및 탈장 등 2건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어 향후 2~3년 내 혁신적인 광 가교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 가교 액상 접착제 및 지혈 패치 제조 기술은 에스엔비아에 이전돼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환경에서 스케일업 생산 및 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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