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 환자 대부분이 항바이러스제 ‘TDF(Tenofovir Disoproxil Fumarate)’또는 ‘TAF(Tenofovir Alafenamide)’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가운데 TAF는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의료진이 환자 4000여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두 항바이러스제 간 심혈관질환 발생에는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 홍혜연 전문의 연구팀은 만성 B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TDF와 TAF 사용에 따른 심혈관질환 누적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12일 밝혔다.
TAF는 TDF가 갖고 있던 골다공증 및 신장 기능 저하 부작용을 줄인 항바이러스제로 TDF 10% 용량으로 같은 치료 효과를 내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주로 처방돼 왔다.
하지만 TDF는 총 콜레스테롤,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등 모든 지질 지표를 감소시키는 반면, TAF는 지질지표를 감소시키지 않아 심혈관질환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동안 TDF와 TAF를 사용했을 때 지질지표 변화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장기간 사용했을 때 불안정 협심증,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지난 2012~2022년 TDF 사용 환자 3186명, TAF 사용 환자 938명 등 만성 B형간염으로 치료받은 환자 4124명의 심혈관질환 누적 발생률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관찰 기간인 1만5527인년(1명의 1년 관찰을 1인년으로 산정)동안 TDF 사용 환자에서 37건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했으며 TAF는 5건 발생했다.
누적 발생률은 TDF 사용 1년, 3년, 5년 시점에서 각각 0.4%, 0.8%, 1.2%였으며 TAF는 0.2%, 0.7%, 0.7%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두 집단에서 차이가 나는 기저질환 특성을 보정한 성향 점수 매칭 분석 방법에서도 차이가 없었으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총 콜레스테롤대비 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종기 교수는 “앞으로 심혈관질환에 대한 우려 없이 만성 B형간염 치료에 TAF를 장기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내과 분야 학술지 ‘임상및분자간학’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