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의 색깔 식별 능력 저하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향후 파킨슨병 환자 시력 관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팀은 파킨슨병 또는 램수면 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과 건강한 사람에서 색깔 식별 능력과 변상증 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시각 장애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보이는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파킨슨병에서는 눈의 망막 도파민세포가 소실되고 시신경세포에도 파킨슨병 병리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색각분별력이 떨어지고, 대비 민감도가 저하되며, 다양한 시각이상 증상은 물론 뇌에서 인지하는 시각 인지력과 시공간 구성력 등에도 어려움이 나타난다.
색 식별 능력 저하는 파킨슨병 전구단계인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에서도 관찰된다.
색 식별능력과 별개로 사물이나 자연물이 동물 또는 사람 얼굴로 인식되는 착시적 이상인 변상증 역시 파킨슨병 및 비슷한 병리를 갖는 루이소체치매 환자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전구단계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를 가진 사람들에서도 이 변상증이 파킨슨병 환자와 유사한 빈도로 관찰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또한 변상증은 색각 식별능력과 무관하게 나타남을 확인함으로써 뇌영역 이상과 무관하게 또 다른 차원의 뇌에서 시각정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나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와 건강한 정상인들에게 자세한 진찰과 신경심리학적 검사 및 색각 능력과 변상증을 평가했다.
파킨슨병 전구증상 발현 정도를 기준으로 램수면 행동장애 환자를 전기와 후기로 나눠 비교했을 때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 환자와 파킨슨병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변상증은 위험인자를 많이 가진 환자군과 파킨슨병 환자에서 정상인에 비해 더 유의한 비율로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얼굴을 인식하는 것은 색각과 같이 후두엽 기능이지만, 변상증이 나타나는 데에는 또 다른 뇌영역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이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지영 교수는 “향후 사람의 뇌 시각인지구조가 파킨슨병의 병리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는지 밝혀내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변상증을 느끼게 하는 뇌신경계의 자세한 원리와 이를 병적으로 유발하는 병리학적 요인들을 규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중개뇌신경과학 분야 SCI 저널인 ‘Journal of Neural Transmissio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