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내 공생미생물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프로바이오틱스가 바이러스 침입에 대한 폐 면역성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상시 프로바이오틱스 투여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완화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미생물학과 권미나 교수[사진]·미생물학과 김승일 박사 연구팀은 사람 유래의 프로바이오틱스를 발굴해 생쥐에게 경구 투여한 결과, 항바이러스 물질이 증가하면서 폐 면역성이 증진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또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유래한 지방산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폐 손상 완화에 효과적임을 증명함으로써 장내 미생물을 매개로 장과 폐가 상호작용한다는 ‘장-폐 연결축(Gut-lung axis) 이론’까지 규명해냈다.
그동안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건강보조식품으로 활발히 출시되고 있지만, 폐와의 상호작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전을 밝힌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프로바이오틱스와 지방산, 폐의 면역성 조절 작용 연결고리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모델을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주입한 생쥐와 그렇지 않은 생쥐를 나누어 관찰했다.
그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는 감염에 의한 폐 손상이 완화됐으며 항바이러스 물질인 1형 인터페론이 증가했다.
1형 인터페론은 숙주가 생성하는 면역조절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일종으로, 몸에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면역계의 방어 활성을 돕는다.
생성된 1형 인터페론은 인터페론 수용체에 결합한 뒤 인터페론 자극 유전자와 같이 항바이러스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물질의 생성을 유도한다.
반면 프로바이오틱스를 아예 섭취하지 않은 생쥐는 항바이러스 물질을 상대적으로 적게 생산했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모습이 관찰됐다.
인터페론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결손시킨 생쥐의 경우에도 프로바이오틱스에 의해 활성화된 인터페론 신호를 받지 못하다보니 항바이러스 효과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의 장과 폐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지방산인 팔미트산이 많이 생성돼 있음을 관찰했다.
이런 지방산이 폐에서 항바이러스 물질 생성을 촉진시키는 사실을 파악, 장-폐 연결축 개념을 규명해낼 수 있었다.
연구책임자인 권미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미생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면역체계 활성화를 통해 항바이러스 작용에 기여할 수 있음을 증명한 기초 연구”라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결과가 향후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인체 방어 면역 체계 연구와 바이러스 감염증 완화 관련 연구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방산 수용체를 차단한 생쥐에서는 팔미트산에 의한 신호를 받지 못해 1형 인터페론 생성이 줄어든 점이 확인되면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지방산이 항바이러스 작용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재차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