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 시한폭탄 ‘만성 위염’ 비밀 풀렸다
서울대병원 정현수 교수팀, ‘장상피화생’ 진행 관여 유전자 변이 규명
2023.11.30 09:36 댓글쓰기

한국과 싱가포르 공동 연구팀이 위암의 주요 위험인자인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를 규명했다.


장상피화생의 유전자 특성과 환자의 개별 임상 정보를 결합하면 위암 진행 고위험군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현수 교수와 싱가포르국립대병원 연구팀은 1256개의 위 조직 샘플을 유전적으로 분석해 위암으로 진행하는 고위험군 선별 모델을 제시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장상피화생 세포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암 진행 고위험군 선별 모델을 제시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위점막 조직이 파괴되고 장점막처럼 변형되는 ‘장상피화생’ 환자는 위암 위험이 6배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상피화생 발생 및 진행 기전은 알려진 바 없다. 따라서 장상피화생으로 진단받는 경우 위함 진행 예측이 어려워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분자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장상피화생 환자의 위 조직 샘플을 바탕으로 게놈 프로파일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장상피화생 발달 및 진행과 관련된 암유발유전자(driver genes) 26개를 식별할 수 있었다.


특히 종양 관련 유전자 TP53 돌연변이는 흔치 않아 추후 위암 형성 중에 발생한다는 것을 시사한 반면 줄기세포 행동조절 유전자 ‘SOX9 돌연변이’는 풍부하게 관찰됐다.


SOX9 돌연변이는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암유발 유전자 돌연변이 개수가 증가하고 클론 크기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단일 세포 분석결과 장상피화생 장조직 내 일부 줄기세포 계통 클론은 초기 위암 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위암 세포의 기원을 보여주는 이 결과는 장상피화생 세포가 주변 미생물군 및 미세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쉽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추가로 연구팀은 특이적인 장상피화생 아형을 발견했다. 위 주요 부위에서 발견됐음에도 형태가 장과 인접한 위 하부와 유사했고, 건강한 위에서는 드문 ‘구강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만성 염증 징후가 보였으며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ARIDIA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되는 등 다른 장상피화생과 구분되는 비정상적 특징이 나타났다.


나아가 연구팀은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고위험군을 조기 식별하기 위해 유전적 특성과 환자의 임상 변수를 결합한 위암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유전자 특성 및 임상 변수 결합 모델은 위험군을 더욱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 


유전적 특성 및 임상 특성 결합 모델 민감도 및 특이도는 각각 88.2%, 87.6%로, 임상 특성만 활용한 모델(각각 70.6%, 68.3%)보다 정확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또한 이 결과는 최고 위험군에 대한 감시나 장상피화생이 암으로 진행하기 전 항염증제·항균제 치료로 클론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현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자 프로파일링 기술이 장상피화생 환자군의 위험을 비교적 정확하게 계층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해 각각에 서로 다른 검사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Cell(IF:50.3)’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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