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난소기능 억제 치료제가 항호르몬제와 병용했을 때 장기 치료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이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前)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1200여 명을 9년간 분석한 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들의 무병 생존율이 높고 재발률은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20일 밝혔다.
유방암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 호르몬 수용체 관련된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폐경기거나 항암제 치료로 월경이 멈춘 환자들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생성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해 호르몬 영향을 줄이기 위한 항호르몬제만 사용해왔다.
반면 아직 폐경기가 오지 않고 다시 월경이 시작된 젊은 환자들은 호르몬 생성이 활발해 항호르몬제와 더불어 호르몬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같이 시행했다.
김희정 교수팀은 2009년 3월~2014년 3월 국내 33개 기관에서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 1~3기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1231명을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과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으로 나눠 두 집단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8년 10개월이었다. 항호르몬제 ‘타목시펜’ 치료는 5년간 진행됐으며, 난소기능 억제 치료는 항호르몬제 치료와 2년간 병행했다.
연구팀이 8년동안 특별한 질환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은 약 80.2%인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5.4%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재발률도 큰 차이가 났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8년간 유방암 재발없이 생존한 비율이 82.4%인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6.3%였다.
45세 이하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들을 5살 단위로 나눠 집단별로 분석한 결과 40~45세 환자들의 경우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 결과 차이가 가장 컸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8년 무병생존율이 80.1%,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9.1%였다.
김희정 교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영향을 받는 유방암이다 보니, 젊은환자의 경우 재발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최근 난소기능 억제 치료로 재발률이 낮아졌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도 치료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45세 이하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8년 생존율은 95~96%였다”며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좌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치료법이 발전하고 있어 의료진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치료 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임상종양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