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의사들이 지역(지방) 근무를 꺼리는 이유에 대한 고려없이 관련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의사인력 지역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별 의료자원 수요의 정확한 분석과 함께 의사에 대한 실질적 성향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 전역에 의사 인력의 균형있는 배치를 위한 여러 정책이 나왔지만,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치 못한 데 따른 제안이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보건의료정책 연구소 임선미 연구원은 '우리나라 의사들의 근무지역 불균형 유발 요인 분석' 연구 논문을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한국 의사 조사 자료 중 국내에서 활동하는 의사 4181명을 대상으로 의사의 진료 장소 선택과 진료 장소를 도시에서 농촌으로 변경하는 요인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의사 인력의 출신 지역, 지역의료에 대한 교육 및 수련 경험 등이 지역 근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핵심 요인은 ▲의사 고향 지역 ▲의과대학 ▲전공의 수련병원 등이다. 의사의 고향, 의과대학, 수련병원 지역과 진료지 지역의 일치율은 평균 24.9%다.
24.9%라는 수치가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일부 지역의 현상을 보면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성장(출신)지역이 수도권인 경우에 비해 지방 광역시나 도 지역인 경우 지방 근무 가능성이 각각 2.33배, 2.43배 높았고, 의대 졸업지역이 수도권인 경우보다 지방 광역시나 도 지역인 경우 지방에 근무할 가능성이 각각 2.12배, 2.01배 더 높게 관찰됐다.
또 전문의 수련지역이 수도권보다 지방 광역시나 도(道) 지역인 경우 지방에 근무할 가능성은 각각 12.41배, 5.94배로 더 높았다.
임선미 연구원은 “의사와 병원의 균형적 분포를 위해서는 지역별 의료자원 현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현재와 미래 의료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 수가 가산 및 인센티브 고려 필요
의사 인력의 지역 불균형을 해결 방편으로 지역별 수가가산 제도와 인센티브 고려도 제안했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많은 국가가 의사 인력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거나 지역 근무에 대한 추가적 가산 수가를 적용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의 경우 지역 간 진료비용의 차이를 보정이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진료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지역별 진료비용 보정지수를 적용해 의료취약지역 의료기관 진료비 가산, 특정 분야 공급자나 서비스 항목에 대한 수가가산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법적 근거(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3 요양급여비용의 차등지급)를 마련했지만 실행으론 옮기지 못한 상태다.
이에 각 지역별 의사인력 분포, 인구 수, 인구구성 및 다빈도 질환 현황 등을 고려해 차등된 지역별 가산 수가를 적용이나 취약 항목에 대한 수가 가산을 통해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다.
임 연구원은 “향후 인구변화 및 지역 멸종 등 사회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또 의사들이 농어촌병원에서 일하도록 과감히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